
1990년대 중반 혜성처럼 등장해 톱스타의 반열에 오르며 각종 CF를 섭렵, X세대의 대표주자로 시대를 풍미했던 김지호. 어느덧 데뷔 32년 차를 맞이한 그는 남편 김호진과 함께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 중 하나로 정평이 나있다. 이런 그가 최근 방송을 통해 ‘잉꼬부부’라는 타이틀에 가려진 남편과의 리얼하고 충격적인 결혼생활을 폭로해 화제에 올랐다.
김지호는 지난 1월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해 남편 김호진과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함과 동시에 순탄치 않았던 결혼생활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김호진과 2000년 MBC 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통해 처음 만났다고 밝히며 당시 “우린 서로 되게 싫어했다”고 전해 놀라움을 안겼다. 김지호는 “저쪽에서 김호진 씨가 오면 ‘야, 김호진 온다 가자’” 하고 피할 정도로 극도의 거부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유인즉, 같이 촬영하는 다른 남자배우들은 서로 챙겨주며 잘 지냈는데 유독 김호진만은 전혀 챙겨주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김호진은 인사도 하지 않고 커피라도 마실라치면 혼자만 받아서 마시곤 했단다. 그러니 점점 재수가 없어졌다고. 이에 김지호는 김호진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벌어진 사이와는 달리 당시 팀 분위기는 좋아서 회식이 잦았다는데, 어느 날 김지호는 회식 중 술에 취해 김호진을 향해 “오빠는 제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요? 드라마 하면서 이런 푸대접은 처음이에요”라고 돌직구를 날렸다고 한다.
이를 들은 김호진은 “아닌데, 나 너 싫어한 적 없는데”라고 답했고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오해를 풀고 급속도로 친해졌다고 한다. 이후 김지호가 먼저 김호진에게 키스를 하면서 둘은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몇 차례 이별의 위기도 겪었다. 김지호는 “우린 너무 많이 싸웠다. 내가 일하면서 연락을 못 받으면 오빠가 삐져서 그렇게 잠수를 탔다. 일 때문이니 삐질 건 아니지 않나. 근데 이게 계속되다 보니 너무 지치는 거다. 그래서 그만 만나야겠다 생각하고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빠한테 이제 그만하자고 이별을 고했더니 ‘안돼 가지 마, 그냥 우리 결혼하자’고 청혼을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때 어학연수를 갔으면 결혼을 못 했을 거다”라고 비하인드를 건네 놀라움을 안겼다.
김지호는 결혼 이후에도 끝없이 싸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진짜 장난 아니게 싸웠다. 오빠는 되게 감성적이고, 저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털털하다. 싸우고 나서도 저는 금방 잊어버리는데 오빠는 점점 더 화를 냈다”며 극과 극의 성격 차이를 밝혔다. 이어 “둘 다 자존심이 센 편이다. 어떨 땐 한 달간이나 서로 없는 척 투명인간 놀이를 한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김지호는 작년 9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을 통해서도 충격적인 결혼생활을 전한 바 있다. 그는 사실 ‘잉꼬부부’라는 꼬리표 때문에 힘들었다며 “신혼 때 양말 하나 때문에 다툴 정도로 정말 치열했다. 말도 못 했다. 얼마나 싸웠는지 모른다. 게다가 ‘그놈의 잉꼬부부’라는 말 때문에 진짜 잉꼬처럼 보여야 해서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지호는 “그렇게 또 맞추면서 살아가게 되고 서로 연민도 생긴 것 같다. 아이도 점점 크니까 이제 둘밖에 없는 것 같다”며 남편에 대한 애틋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싸움은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김지호는 그동안 연기 활동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지난 16일 ‘세바시’ 강연에서 ‘타인의 시선에 무너졌던 회피형 인간, 배우 김지호의 터닝포인트’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지금까지 무언가를 꾸준히 해본 적이 없었다”면서 “무언가를 잘하지 못할 것 같으면 애초에 도전도 하지 않고 피했다”며 “그런 성향은 배우로 활동하면서 더욱 심해졌다”고 전했다.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아무런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덜컥 카메라 앞에 섰다는 그는 “처음이기에 서툰 게 당연했지만 사람들의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맞추려다 보니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항상 ‘잘해야 해. 이 정도로는 부족해. 더더더’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일하러 가는 현장이 점점 지옥이 됐다”면서 때문에 도망치기 시작했고 결국은 방송 일을 하지 않았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2001년 28살, 32살의 나이에 결혼한 김지호·김호진 부부는 슬하에 딸 한 명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어느새 대학생이 된 딸을 공개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딸 김효우 양은 한예종 학생으로 비올라를 전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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