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노화로 여기지 말고 전문의 상담 받아야 한다”
영국에서 두 형제가 불과 1년 사이 나란히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면서, ‘야간뇨’ 등 전립선암 초기 증상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더 선(The Sun)에 따르면 키스 파웰(68)과 앨런 파웰(66) 형제는 일상적인 대화를 계기로 나란히 전립선암 검사를 받았고,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동생 앨런은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밤에 자주 화장실에 간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처음엔 농담처럼 꺼낸 말이었지만, 이내 불안한 마음이 들어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전립선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이 소식을 들은 형 키스 역시 검사를 받았고, 마찬가지로 암이 발견됐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발견돼 치료가 가능한 상태다.
수술을 맡은 전문의는 “전립선암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발병 위험이 약 2.5배 높다”며 “두 형제의 부친도 생전에 전립선 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전립선암은 남성의 전립선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는 야간뇨(밤중 배뇨), 배뇨 곤란, 소변 줄기 약화, 잔뇨감 등이 있다.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를 압박해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방광을 자극해 배뇨 빈도가 증가하거나 배뇨 후에도 개운치 않은 잔뇨감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 6~8회 이내의 배뇨는 정상으로 간주되며, 그 이상일 경우 비뇨기계 이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60세 미만 남성은 밤에 화장실에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고, 60세 이상이라도 야간에 1회 이상 배뇨로 깬다면 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밤에 2회 이상 화장실에 가는 경우 △소변 줄기가 약하거나 중간에 끊기는 경우 △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갑작스러운 요의가 자주 발생하는 경우 등의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 상담이 권장된다.
전립선암은 정상 세포가 변이돼 악성 종양으로 자라는 질환인 반면,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양성 질환이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우나, 병의 원인과 치료법은 전혀 다르다.
두 질환 모두 주로 50~60대 이후 발생하며,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초기에는 호르몬 억제 요법이 사용된다. 암이 전립선에 국한된 경우 수술적 절제도 고려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전립선암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24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전립선암 신규 환자 수는 2만754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7.4%를 차지했다. 남성에 한정하면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전문가들은 △동물성 지방(특히 육류) 섭취 줄이기 △콩류, 채소,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 섭취 늘리기 △하루 30분 이상 자전거 타기, 걷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 △적정 체중 유지 등의 생활 습관을 통해 전립선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매년 PSA(전립선특이항원) 혈액검사를 통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야간뇨, 잔뇨감, 소변 줄기 약화 같은 증상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받아 조기 진단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 건강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밤에 2회 이상 화장실에 간다.
✔소변 줄기가 약하거나 중간에 끊긴다.
✔소변을 참기 어렵고 잔뇨감이 남는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이나 불편함이 있다.
✔하루 소변 횟수가 8회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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