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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4억 줬더니 MZ세대가 몰려왔다”…무슨 일?

입력 : 2025-04-21 05:00:00 수정 : 2025-04-21 07: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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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단순한 인력 구조조정 아닌 조직 내부의 세대교체 신호”
“젊은 인재들 스스로 경력 설계 재조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고용 안정성 불안, 장기 커리어 고민…인재 유출 문제 이어질 수도”
“MZ세대 인재층 이탈, 조직의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가능성도 있어”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 대상을 30대 후반까지 확대하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젊은 핵심 인력들이 빠르게 조직을 이탈하면서, 은행권의 미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성세대보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낮고 개인 커리어를 중시하는 MZ세대 특성상 희망퇴직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진 점도 퇴직자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게티이미지

시중은행들은 보통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3억~4억원 수준의 퇴직금을 지급하며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경기 불확실성과 고용 불안으로 인해 올해는 신청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오히려 일부 은행에서는 신청자가 급증하면서 인원을 제한하거나 신청을 반려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희망퇴직 대상 연령을 1986년생까지 확대하고 최종 퇴직 인원을 541명으로 확정했다. 이는 지난해(234명)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보다 66명 늘어난 429명의 퇴직 인원을 확정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647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수용됐다. 희망퇴직자 중 가장 어린 연령은 1974년생이었으며, 은행권에서는 앞으로 대상 연령이 더 낮아질 경우 신청자 수는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퇴직 연령을 낮추고, 점포 수를 줄이며 인력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젊은 은행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사를 선택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과거보다 해외 연수, 대학원 진학 등 내부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축소되면서 커리어 전환이나 이직을 고민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조기 퇴직’을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디지털 금융 확산으로 인한 점포 축소가 자리 잡고 있다. 고객의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물리적 점포와 인력 감축이 병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 말 4379개였던 5대 시중은행 점포 수는 2023년 말 기준 3273개로 1106곳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 수도 대폭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은 2만346명에서 1만5943명으로 △신한은행은 1만4183명에서 1만2931명으로 △하나은행은 1만5031명에서 1만1748명으로 △우리은행은 1만5289명에서 1만3624명으로 줄었다.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닌 조직 내부의 ‘세대교체’로 해석하고 있다.

 

한 인사 전략 전문가는 “최근 은행권의 희망퇴직 연령 하향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라기보다, 젊은 세대가 스스로 커리어를 재설계하려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과 미래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장기적으로는 금융권 전반의 인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젊은 인재층의 이탈은 조직의 미래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다”며 “단기적인 인건비 절감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전략적인 인재 유지와 육성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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