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위 활동 시한인 3월 9일까지
3500억弗 투자 단일안 마련 시급
국회 통제 권한 수위 쟁점될 듯
여야, 설 연휴에도 설전 이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미이행’을 이유로 관세 인상을 압박하는 가운데 여야가 법안 심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설치한 대미투자특별법 특위가 첫 회의부터 파행하는 등 공회전을 하고 있다. 특위 활동 시한인 다음 달 9일 전에 조속히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우리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야 하는데도 여야는 통상 문제를 정쟁 소재로 삼기에 급급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 법안 강행 추진에 반발해 회의 진행에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민주당도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과정을 두고 그간 ‘강 건너 불구경’을 해왔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시가 급한데도 네 탓 공방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미투자특위는 국익을 위해 여야가 합의로 출범시킨 위원회인데도 국민의힘 소속 위원장의 일방적인 정회로 업무보고조차 진행하지 못한 채 파행됐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국민도 민생도 국익도 모두 내팽개치고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국익을 외면한 정당은 존재할 이유도 가치도 없다”고 했다. 정쟁 속에 어렵게 첫발을 뗀 대미투자특별법 특위의 발목을 국민의힘이 붙들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대미투자특위는 설 연휴를 앞둔 12일 첫 회의를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 대미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3개월 만이다. 그러나 회의는 불과 40분 만에 파행했다. 예정됐던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의 업무보고와 이들 부처에 대한 현안 질의는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대법관 증원법, 재판소원법) 추진을 문제 삼으며 정회를 요구해서다.
국민의힘 소속 김상훈 특위 위원장은 “(특위 활동 기한인) 3월9일까지 예정된 일정과 대미투자특별법을 의결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정회한 상태”라며 “정상적인 업무보고를 진행하지 못했지만 부처에서 서면 제출한 자료로 갈음해서 다음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당은 국민의힘이 특위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법개혁 법안들을 특위 파행의 명분으로 삼는 모습에 “국가적으로 중대한 현안 앞에서 국익을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야당 소속 특위 위원장도 (특위 진행을) 막으라는 지침을 받고 당혹스러워했다더라”며 “국민의힘이 국익을 정쟁에 활용하는 데 대해 우리는 아주 엄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국회의 입법 지연을 지적하자 우선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실무단 구성에 나섰지만, 여야는 이조차도 연휴 기간 설전의 소재로 삼았다. 국민의힘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문제 삼으며 관세를 25%로 되돌리겠다고 압박하자 그제야 범정부 기구를 급조하고 후보 사업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나선 형국”이라고 했고, 민주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이유로 스스로 특위 파행을 선택한 것이 국민의힘”이라고 맞섰다.
◆특별법 ‘국회 통제’ 수위가 관건
여야가 발의한 대미투자특별법은 9건에 달한다. 대미투자 특위는 다음 달 9일 활동을 마치기 전에 이들 법안을 검토한 뒤 단일안을 내야 한다. 이는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이다. 미국은 투자법안 발의를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에 매기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 그로부터 며칠 뒤 여당의 대미투자 특별법 발의를 시작으로 후속 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됐다.
향후 특위 논의에선 대미투자에 대한 국회의 통제 권한 수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당 안은 국회 통제 수위를 비교적 낮춘 반면 국민의힘은 그 반대다. 이를 테면 민주당 홍기원 의원과 안도걸 의원이 각각 발의한 안은 ‘대규모 투자 집행’ 또는 ‘10억달러’ 이상 개별 투자 시 국회에 보고하고 동의를 얻도록 했다.
민주당은 국회의 사전 동의 등 내용이 빠질 경우 투자금 회수 관련 리스크 대응 방안도 마련했다. 정일영 의원 안에는 투자 사업의 목적이 달성됐거나 과도한 손실이 발생한 경우 투자금 회수와 지분 처분에 관해 미국 측과 협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진성준 의원 안에도 미국 투자위원회와의 협의를 전제로 한 투자금 회수 등의 퇴로를 확보해뒀다.
반면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 안은 대미투자 후보 사업을 미국과 협의하기 전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명시했고, 김건 의원 안은 ‘통상조약의 체결 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비준 동의 수준의 서류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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