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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포럼] 러우 전쟁 4주년, 더 걱정스러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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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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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 세계 질서 붕괴 이후
‘규칙 기반→힘 기반’ 질서 이동
한·미동맹 ‘의존’ 아닌 ‘레버리지’
지금 준비, 향후 국가 위상 결정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평화협정(종전안)에 대한 국민투표와 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러시아 전면 침공 4주년인 2월 24일에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우크라이나 및 서방 소식통들을 인용, 보도한 내용이다. 지난 17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이 러우 전쟁 종식을 위한 세 번째 3자 회담을 개최했다. 앞서 이들 3국은 지난달 23~24일과 이달 4~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두 차례 회담을 가졌다. 돌파구는 찾지 못했다. 서로 입장차가 큰 탓이다. 그 사이 전선의 포성은 계속됐다. 곧바로 전쟁 종식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란 부정적 전망만 키웠다.

러우 전쟁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된 미국 중심 세계 질서를 흔들었다. 독일 뮌헨안보회의(MSC) 운영진은 지난 9일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서 “세계가 ‘파괴의 정치’(wrecking ball politics)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진단했다. 그러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2차대전 종전 이후 미국과 유럽이 오랜 기간 구축해온 ‘대서양 동맹’, 자유주의 세계 질서를 거대한 철구(鐵球·Wreckingball)를 휘두르듯 해체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미국을 바라보는 유럽의 불편한 속내다.

박병진 논설위원
박병진 논설위원

무수한 전쟁들이 그러했듯이, 러우 전쟁도 선과 악의 대결로 간단히 규정짓기는 어렵다. 국제 질서 재편과 군사 전략 전환, 여기에 지정학적 변화까지 맞물린 세계사적 분수령일 수 있다. 짐작건대 러우 전쟁은 경제·사회적 비용 증가와 함께 장기화할 우려가 작지 않다. 국제사회도 단일 질서를 기대하기보다 다극적 균형 시대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러우 전쟁이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규칙 기반 질서→힘 기반 질서’로 이동하는 과도기란 뜻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9일 언급한 ‘자유의 무기고’(Arsenal of Freedom) 캠페인을 통해 미국은 여전히 힘을 중시하지만, 동시에 속도·자국 우선·선별적 개입 기조를 강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동맹은 유지되지만, 자동으로 보호받는 시대는 끝내려는 것이다. 이에 맞선 유럽의 자강 노선은 한층 강화 일로다. 러시아·중국의 장기전 전략 구조 변화의 수싸움까지 더해졌다. 이름하여 각자도생 시대. 한국은 어디에, 어떻게 서야 할까. 미래가 고민되지 않을 수 없다.

한·미동맹은 우리에겐 여전히 핵심축이다. 하지만 그 목표는 ‘보호받는 국가’가 아니라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로 달라져야 할 때다. 동맹을 ‘의존’이 아니라 ‘레버리지’로 봐야 한다. 방위산업과 인공지능(AI)·반도체·우주 협력 확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내 역할 구체화 등을 통해 한·미동맹 내 협상력을 키우는 것도 필수다. 러우 전쟁에서 보듯 전쟁은 결국 공급망 싸움에서 우열이 갈린다. 경제 안보가 군사 안보만큼 중요해진 시대다.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술 주권 확보에도 신경 써야 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독자적인 AI·배터리·로봇·우주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다면 외교 선택지는 그만큼 폭이 넓어진다. 동남아·중동·유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다변화된 외교 전략도 중요하다. 정치·사회적 분열 최소화가 국제적 신인도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이미 12·3 비상계엄을 통해 경험한 일이다.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경제학자인 크리스토퍼 블랫먼은 최근 저서 ‘우리는 왜 싸우는가’에서 “전쟁과 폭력은 세계 평화란 원대한 목표를 갖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독재적 리더십 견제와 제3자의 개입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홀로 버티기가 아니라 스스로 힘을 갖춘 뒤, 전략적으로 서로 연결해야 한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우직하고 내실 있게. 지금의 준비가 향후 수십 년의 국가 위상을 결정할 수 있다. 러우 전쟁 4주년에 맞아, 평화를 앞세우는 이재명정부가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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