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7년 차를 맞은 성우 부부 박지윤과 정형석이 성격 차이로 인한 갈등과 이혼 위기를 겪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지난 7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에서는 박지윤, 정형석 부부가 새롭게 ‘운명 부부’로 합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박지윤은 겨울왕국의 안나, 검정 고무신의 기영 등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온 성우다. 정형석은 MBN 인기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 내레이션으로 익숙한 목소리를 전하는 베테랑 성우다.
도합 41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두 사람은 KBS 공채 성우로 만나 인연을 맺었다. 박지윤은 정형석보다 한 기수 선배로, 선후배 첫 대면 자리에서 처음 만났던 기억을 떠올렸다.
박지윤은 “너무 뾰족하게 생겼었고, 인상이 너무 별로였다. ‘놀던 사람인가보다’라고 생각하고 12명의 후배 중 제일 싫어하는 후배였다”며 남편의 첫인상을 회상했다.



정형석 역시 당시를 떠올리며 “나도 ‘저 선배 옆에는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되게 깍쟁이 스타일이었다. ‘저 사람은 선배로만 대하고 선을 그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아내의 첫 인상을 솔직하게 전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카풀’을 하며 점차 가까워졌고, 박지윤은 “하고 다니는 게 과하지만 속은 정직하다”며 “음성이 너무 좋고 연기하는 게 너무 진실해서 (정형석이 연기한) 장면을 여러 번 들었다”며 호감을 드러냈다.
그러던 중 박지윤은 정형석에게 “선후배 같지 않아서 지내는 게 불편한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정형석은 좋다”고 답했다. 이어 박지윤이 “남녀로 만나자는 얘기냐”고 되묻자, 정형석은 “오늘부터 1일이다”고 말하며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후 결혼까지 골인한 두 사람이지만, 현실의 결혼 생활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정형석은 “(아내와) 전쟁같이 싸운다”며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박지윤 역시 “(남편과) 성향이 너무 다르다. 전 성격이 급한 편인데 남편은 반대다. 자유로운 영혼”이라면서 “애들도 챙겨야 하고 남편한테도 잔소리해야 하다 보니 혼자만 힘들다. 혼자 아이 세 명을 키우는 느낌”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방송에서는 정형석이 용돈 200만원이 부족하다고 불평해 박지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MC들은 “아이 둘의 아빠 같지 않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지윤은 “남편은 잘못하고도 절대 사과를 안 한다”며 오랜 불만을 내비쳤다. 결국 극심한 갈등 끝에 몇 년 전에는 이별 편지만 남기고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선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별 여행을 떠난 것”이라며 “저는 가족과의 시간이 중요한 사람인데 남편이 그런 부분을 못 채워줬다. 남편은 일 때문에 너무 바쁘고 저는 일과 육아가 반복된 삶을 살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없는 게 더 마음이 편하겠다 싶어 아이들만 데리고 여행을 갔다”고 회상했다.
당시 박지윤은 7장의 편지를 남긴 채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그는 “(남편이) 일주일이 지나도 편지에 대한 답장을 안 하더라. 내 마음을 무시한다고 느꼈는데 입 밖으로 꺼내기 겁났다고 하더라”며 이혼까지 고민했던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정형석은 “신경 쓰지 않고 대충 얼버무리는 거라고 느낀다는 걸 알았지만 이별을 꺼내 입에 담는 게 싫었다”며 당시 속마음을 전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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