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78억원을 투자해 영입한 엄상백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젊은 선발투수 자원이 가득한 한화가 엄상백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까지 왔다는 평가다.
엄상백은 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선발등판했다. 그동안 NC에 강했던데다가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엄상백이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엄상백은 이 경기에서 3.2이닝 5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3실점했다. 패스트볼은 시속 148㎞까지 나왔지만 위력적이지 못했고, 투구수도 4회가 지나기도 전에 73개를 던졌다. 엄상백은 지난 4월18일 NC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아직 승리를 쌓지 못하고 있다.
엄상백은 2022시즌과 2024시즌 KT에서 각각 11승, 13승을 거두며 두 자릿수 승리를 채웠다. 또 최근 세 시즌 KT에서 100이닝 이상을 던지며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탰다.
이런 모습을 본 한화는 엄상백에게 78억원을 안겼다. 새 구장에서 새 시즌을 맞는 한화가 올 시즌엔 다를 것이라며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엄상백을 영입했다. 특히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문동주, 류현진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에 엄상백까지 가세하면서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마운드를 갖추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하지만 올 시즌 엄상백 성적은 처참하다.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한 엄상백은 60.2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여기에 평균자책점은 6.23이나 된다. 엄상백은 5월 2군에 내려간 뒤 1군에 복귀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못한 상태다. 1군 복귀 후 6경기에서 2패를 당했다.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고는 1군 복귀 후 평균자책점이 5.72로 나아젔다는 것뿐이다.
한화는 긴 암흑기를 보낸 덕분에 미래를 짊어질 어린 투수가 가득하다. 엄상백이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황준서나 조동욱, 정우주, 권민규 등은 선발 출전 기회를 잃었다. 이들은 불펜으로 마운드에 오르며 경험을 쌓고 있다. 하지만 엄상백은 이들 기회를 차지한 채로 팀에 큰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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