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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우리 아이 태어나자마자 이류 시민”… 결혼·출산·육아 등 현실적인 삶 담은 창작 가극 ‘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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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3 16:00:30 수정 : 2025-07-03 16: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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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하루가 달라 집 장만은 언제 하나/7세 고시 유치원 의대반 다른 세상 이야기야/불쌍한 우리 아이 태어나자마자 이류시민.”(가극 ‘부부 이야기’ 중)  

 

청춘에게 연애도 쉽지 않은 시대, 결혼과 출산·육아, 집장만은 ‘미션 임파서블’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사랑으로 시작된 한 부부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는 창작 가극 ‘부부 이야기’가 11∼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된다.

 

현실 속 부부의 사랑과 결혼, 출산과 육아를 연가곡 형식으로 풀어낸 가극 ‘부부 이야기’ 주역인 소프라노 이상은(오른쪽)과 베이스 바리톤 한혜열의 리허설 장면. 오푸스 제공

16곡의 성악곡과 7개의 피아노 솔로 곡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소프라노 이상은과 베이스 바리톤 한혜열이 커플 연기를 하며, 피아니스트 임효선이 또 하나의 배우이자 해설자로 무대에 올라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레 연결한다.

 

작사는 봉준호 영화감독의 형인 봉준수 서울대 영문과 및 공연예술협동과정 교수가, 작곡은 서울국제음악제와 앙상블 오푸스 예술감독인 류재준이 맡았다. 2021년 자신의 첫 연가곡 ‘아파트’를 선보인 류재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해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뛰어난 성악가들이 (슈베르트와 슈만의 유명 연가곡인) ‘겨울나그네’와 ‘시인의 사랑’을 부르는데 청중은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삶 속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소리꾼과 고수가 주고받는 판소리에서 형식을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국내 관객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직설적이고 풍자적으로 풀어 놓는다. 예컨대 ‘결혼’ 대목에선 “예식장 예약은 극악의 눈치싸움/ 날자도 장소도 내 맘대로 될 리가 없어/ 뭔 옵션은 이리 많고 돈 들어가는 지뢰밭 천지/ 옵션에 옵션을 더하고 곱하니 예산초과 장래 깜깜”이라며 결혼 부담을 가중시키는 세태를 꼬집는다. 위트 있는 서정이 돋보이는 봉준수 가사와 현대적이면서 로맨틱한 류재준 음악이 어우러져, 결혼부터 육아·갈등·화해에 이르는 현실 부부의 삶을 진솔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린다.

 

서울시오페라단 ‘세비야의 이발사’와 국립오페라단 ‘잔니 스키키’ 등을 연출한 장서문이 연출로 참여해 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 교류와 따뜻한 분위기의 무대를 만들어낸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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