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부터 컨템포러리까지 선봬
조슈아 융커 신작도 국내 초연
최유희·전준혁 등 韓 단원 출연
“지난 20년 동안 한국 관객을 그리워해 왔습니다. 이번 갈라는 로열 발레 레퍼토리의 ‘스냅샷(응축된 정수)’입니다.”
20년 만에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퍼스트 갈라(7월5∼6일)’ 무대를 여는 영국 로열 발레 케빈 오헤어 예술감독은 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열 발레만의 고유한 색깔과 정체성을 담았기에 ‘퍼스트 갈라’라고 이름 붙였다”며 서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영국 발레의 어머니’라 불리는 니네트 드 발루아가 1931년 ‘빅 웰스 발레’로 창단한 로열 발레는 1956년부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지금의 이름을 부여받았다. 발레 강국 프랑스의 우아함과 러시아의 정교함을 흡수해서 또 다른 정통 클래식 발레 전통을 세운 세계 정상급 발레단으로 평가받는다. 프레더릭 애슈턴과 케네스 맥밀런이란 걸출한 안무가와 마고트 폰테인, 루돌프 누레예프 등의 전설적 무용수를 배출한 현대 무용의 강자이기도 하다.
2012년부터 로열 발레를 이끌고 있는 오헤어는 “로열 발레의 핵심 원칙은 설립자인 니넷 디 밸루아의 지론처럼 ‘과거를 존중하고, 미래를 기대하되, 현재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이 말은 단순히 예술단체 운영을 넘어서, 삶에서도 중요한 가치”라고 소개했다.
“로열 발레는 클래식, 헤리티지, 컨템포러리 세 분야에서 매 시즌 균형 있게 비중을 맞춥니다. 매번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고전을 연습하면서 동시에 웨인 맥그리거나 휠든의 현대작품도 병행하죠.”
이번 내한 공연에서 로열 발레는 ‘지젤’, ‘돈키호테’, ‘백조의 호수’ 등 고전 드라마 발레부터 크리스토퍼 휠든의 ‘애프터 더 레인’ 같은 컨템포러리까지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로열 발레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약 중인 조슈아 융커 신작도 국내 초연된다. 무용수에게 최고 영예인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무용수상을 받은 나탈리아 오시포바 등 간판 무용수들과 최유희, 전준혁, 김보민, 박한나 등 한국인 단원이 출연한다.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활약 중인 전준혁은 “지금 로열 발레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무용수들이 모인 곳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가끔은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하고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클래식과 컨템포러리를 병행하며 예술적 성장과 동료들과의 상호 자극이 크다”고 단원 생활을 소개했다.
로열 발레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다 지난달 약혼을 발표해 ‘발레의 황금커플’로도 불리는 바딤 문타기로프와 후미 가네코도 서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타기로프는 “로열 발레는 항상 굉장히 다양한 도전적인 프로그램들을 해오고 있다”며 “다양한 안무가 작업을 하기에 늘 무용수에겐 도전이 되고 그것이 성장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가네코는 “로열 발레는 무대에 있는 모든 무용수가 각기 자기의 목소리를 다채롭게 낸다. 로열 발레를 특별하게 만드는 섬세하고 다채로운 감정 표현을 이번 서울 공연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