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대 주부 김모(서울 마포구) 씨는 요즘 마트 갈 때마다 한숨부터 나온다. 김씨는 “달걀 한 판에 8000원 넘고, 고등어도 1마리 5000원 가까이 하더라고요. 커피믹스도 슬그머니 올랐고요. 예전엔 5만 원이면 기본 반찬에 과일까지 챙겼는데, 지금은 고기 한 팩 넣으면 7만 원 훌쩍 넘어가요”라고 토로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2.2% 상승했다. 두 달 만에 물가 상승률이 다시 2%대로 올라선 것이다.
올해 1월(2.2%)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으로, 체감 물가가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물가 상승을 이끈 건 주로 가공식품과 수산물이다.
가공식품 가격은 1년 전보다 4.6% 올라 2023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빵(6.4%) ▲커피(12.4%) ▲햄 및 베이컨(8.1%) ▲라면(6.9%)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통계청은 “최근 식품업체들의 출고가 인상이 순차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산물 가격도 7.4% 오르며 2023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고등어(16.1%) ▲조기(10.6%) ▲오징어(6.3%) 등 주요 생선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수온 상승 등 이상기후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축산물도 4.3% 상승했고, 달걀 가격은 산지가격 인상 영향으로 6.0% 올라 오름세가 이어졌다. 반면 농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1.8% 하락했다. 지난해 과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과일은 7.4% 하락했지만, 마늘(24.9%), 호박(19.9%) 등 채소류 일부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석유류는 0.3% 올라 4개월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으며, 여름 성수기를 맞아 가전제품 수리비(25.8%) 같은 개인 서비스 요금도 함께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전체적으로 3.3% 상승했다.
체감 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5%에 달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OECD 기준 근원물가도 2.0% 올랐다.
정부는 기상 여건과 국제유가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물가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46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주요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유지, 여름철 바가지요금 단속, 폭염에 민감한 여름배추 수급 확대 등 안정 대책도 시행 중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특히 여름 배추는 고온 기후에 취약한 품목이라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체감 물가 안정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