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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꼭 다시 만나자”…11살 연우, 3명 생명 살리고 하늘로

, 이슈팀

입력 : 2025-07-02 10:11:37 수정 : 2025-07-02 13: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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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60일 만에 응급 뇌수술…10년간 누워 생활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소중한 생명 살려
“이식받은 아이에게 가서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연우야, 엄마 아빠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이 세상에 오기까지 고생 많았어. 우리 나중에 다시 만나면 하지 못했던 것들 다시 하자. 엄마 아빠가 미안하고, 우리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연우 때문에 행복했고, 너무 사랑해.”

 

김연우(11)군의 어머니는 김군을 하늘로 떠나보내며 이같이 말했다. 

기증자 김연우군.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군은 5월24일 뇌사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

 

김군은 2014년 5월에 태어나 생후 60일 만에 응급으로 뇌수술을 받은 후 그때부터 인공호흡기를 달고 누워서 생활했다. 2019년 심정지로 뇌 기능이 저하되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에 이르자 가족들은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하여 심장, 신장(양측)의 장기로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김군의 가족들은 “기증이 잘 진행되어서 연우가 못했던 것들을 다른 아이로 인해서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며 “연우가 다른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맛있는 것도 먹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했다”라며 기증을 결심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난 김군은 생후 한 달이 되던 무렵, 소아과에서 예방접종을 받은 뒤 울던 중 이마와 얼굴 한쪽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증세를 보여 뇌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후 종합병원에서 MRI 촬영 등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뇌간 부위에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군은 생후 1개월이라 수술을 받을 수 없어, 수술이 가능한 8~9개월이 될 때까지 치료를 받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반대쪽 얼굴마저 마비가 오면서 불가피하게 응급 수술을 받게 되었다. 수술 이후 김군은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누워서 생활해야만 했다.

 

가족들은 “연우가 한 번도 먹어본 적도, 웃어본 적도 없기에 이식을 받은 아이에게로 가서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며 “아픈 아이를 오래 키우다 보니 아픈 자식을 돌보는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수혜자와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의료 복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증을 결정해 주신 연우군 부모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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