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디지털 수업 재미있어요”
지난달 9일 경기 과천시 별양동 청계초등학교. 교과서와 필기도구를 든 6학년 학생들이 과학실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활기가 넘쳤다. 학생들은 4∼5명씩 모둠을 지어 앉아 개별 지급된 태블릿PC의 전원을 켰다. 화면에선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부터 활용 중인 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이 시작됐다.
교사는 칠판이 아닌 태블릿에 펜으로 표시해가면서 ‘잎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필요한 부분을 화면에 적어가며 수업에 귀 기울였다. 고춧잎에 염화코발트 종이를 붙이고 색깔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과 모둠별 활동은 그대로 태블릿에 공유·저장됐다. 다른 수업 기록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와이파이 연결과 로그인 방법이 처음에는 어색했다”면서도 “함께하는 디지털 수업이라 재미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의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은 2023년 9월 도내 162곳 학교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올해 2640곳(4월 기준·대안학교 포함)으로 확대되면서 이용 학생 수만 86만9000명, 참여 교사 수는 6만7000명이 넘는다. 이용 대상인 도내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교 2학년 학생의 90.6%, 교사의 93.1%가 가입을 마쳤다.
아직 학교마다 편차가 있어 개인별 태블릿과 충전함, 노트북, 무선 AP 등을 갖춘 학교가 있는가 하면 아직 공유 태블릿을 겨우 활용하는 곳도 있다.
도교육청은 하이러닝 플랫폼에서 생성형 AI와 공동 문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I 연구 추진팀을 중심으로 교원 연수와 활동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통신 인프라 부족에 따른 끊김 현상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받지만 일단 궤도에 오른 학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그동안 지적받아온 △수업 이해도 파악의 어려움 △교과서나 판서 위주 수업의 동기 저하 △획일화된 수업 진도 △수업 참여 기회 편중 △학습 기록과 관리의 어려움 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사전·사후 학습진단과 소통은 강점으로 꼽힌다.
임태희 교육감은 취임 후 거둔 최대 성과로 하이러닝을 거론했다. 그는 “AI 기반으로 교수·학습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인 하이러닝이 교실의 변화를 주도했다”며 “인프라를 확충해 내년에는 모든 지역에서 하이러닝이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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