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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브라질 보우소나루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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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계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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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치 명문 케네디 가문의 ‘이단아’로 꼽힌다. 아버지인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과 숙부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모두 민주당을 이끌다가 의문의 암살을 당했다. 하지만 그는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을 탈당했다. “가문의 수치”라는 오명에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하지만 백신 반대론자인 케네디 장관은 최근 교체설이 나올 정도로 공화당 내 입지가 탄탄하지 못하다. 어린이 백신 접종을 줄이라는 기대에 못 미쳐 트럼프의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일본은 중의원(하원) 의원 중 약 30%가 정치 가문 출신이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지역구를 물려받았고, 조부인 고이즈미 준야 전 방위청(현 방위성) 장관부터 3대째 한 지역구에서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40대인 고이즈미 방위상은 일찌감치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7~8월 전현직 정치인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 이어 2위에 올랐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야당인 자유당(PL) 대선 후보인 그는 브라질 정치 명문인 보우소나루가(家)의 장자다. 아버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쿠데타 모의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았다. 대선과 총선이 함께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보우소나루 가문 출신 인사만 18명에 달한다. 이 중 8명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가족이거나 친인척이다. 장·차남, 사남, 부인, 동생 등 최측근이 전격 출마하면서 독일 주간지 슈테른은 “세계 정치사에서 유례 없는 세습 왕조”라고 지적했을 정도다. 케네디처럼 기득권을 포기하지도 않았고, 고이즈미와 달리 아버지 그늘을 벗어나지도 못한 플라비우가 대권을 거머쥘지는 미지수이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정일형-정대철-정호준’이 헌정사상 최초 3대 국회의원 가문이자 유일한 사례로 남아 있다. ‘권력 금수저 대물림’과 ‘불공정 세습’이란 국민 눈높이를 넘어 존경받는 정치명문가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정치사의 비극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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