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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의미술여행] 고단한 삶을 품은 풍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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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는 19세기 초에서 중엽에 걸쳐 전 유럽을 풍미했다. 많은 화가가 프랑스 대혁명 후의 급변하는 현실과 시대 변화를 극적이며 역동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 그럴 때 자연으로 눈을 돌린 화가들도 있었는데, 파리에서 남쪽으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바르비종 마을에서 풍경화를 그렸던 바르비종파 화가들이다. 이들 중에는 인상주의 운동으로 향한 드가와 마네가 있었고, 사실주의 양식을 개척한 장 프랑수아 밀레가 있었다.

밀레는 이곳 화가들이 순수한 풍경화를 그릴 때 농부들의 생활을 담은 풍속화 방식의 풍경화를 그렸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밀레가 자신이 살아가면서 느끼고 겪었던 생각이 담긴 풍경화이다. 사회적 현실이 반영된 풍경화로 불리는 사실주의 그림이다.

장 프랑수아 밀레 ‘봄’(1868~1873)
장 프랑수아 밀레 ‘봄’(1868~1873)

바르비종에서 밀레가 그린 ‘이삭줍기’와 ‘만종’이 여기에 해당한다. 자연 속에서 정직하게 살아가는 농부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 소탈하고 은은한 자연풍경으로는 뿌린 만큼 거둔다는 농촌 생활의 정직함을 보여주는 식이다.

이 그림은 밀레가 죽기 직전에 완성한 풍경화이다. 화면 가운데를 가로지른 흙길 한쪽으로 꽃이 만발한 사과나무와 채소밭이 있고, 다른 쪽에는 들풀들이 어둡고 칙칙한 황무지를 뚫고 모습을 드러내려 한다. 한차례 소나기가 휩쓸고 간 후의 풍경인지라, 화면 오른쪽의 밝은 하늘이 모습을 드러내며 먹구름을 밀어내고 반대편 쌍무지개가 커다란 원을 그리며 여기에 화답한다. 쌍무지개와 밝은 햇살은 대지 위의 희망을 암시한다. 길이 끝나는 곳 나무 아래에서 소나기를 피하던 농부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봄은 밝고 화사한 모습으로만 다가오지 않는다. 겨울 끝자락의 스산함과 얼어붙은 대지의 심술도 남아 있다. 이 그림이 딱 그렇다. 밀레가 봄이 왔건만 겨울의 어둠을 모두 떨쳐 버리지 못한 봄 풍경을 담았다. 사회적 문제의식과 함께한 밀레가 이 풍경화에도 농부들의 고단한 삶이라는 사회적 현실을 품었다. 그래서 밀레의 풍경화는 보이는 그림이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그림이다.


박일호 이화여대 명예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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