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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청산” vs “계엄 정당”… ‘계엄 1년’의 밤, 국회 앞 맞불집회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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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03 22:08:09 수정 : 2025-12-04 07:06:11
이예림·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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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탄핵 광장’으로 불렸던 여의도 국회 앞에서 3일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맞불 집회가 열렸다. 진보단체들은 깃발과 응원봉을 들고 “내란 청산”을, 보수단체들은 ‘이재명 탄핵’ 손팻말을 들고 “계엄 정당”을 외쳤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앞에서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을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6번 출구부터 약450m를 메웠다. 인파가 한순간에 몰려 일대에 혼잡이 빚어지자 경찰은 국회 앞 의사당대로 양방향 차선을 개방하기도 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개최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옹호 집회 모습. 연합뉴스·뉴시스

집회 대표곡으로 꼽히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집회 시작을 알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방송 화면에 이어 파면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이 틀어지자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영하권 추위에 각종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참가자들은 이날도 탄핵 광장의 상징인 각종 깃발을 들고 왔다. ‘내란 저지선’ 깃발을 든 이순봉(53)씨는 “이번 겨울 첫 한파인 거 같은데 많은 사람이 모여 추위도 잊었다”면서 “다신 이런 일이 없게 내란 청산을 완벽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경내에 설치된 ‘12·3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념 사진전’을 살펴보던 문광식(67)씨는 “광주 5·18 사태 때 군인으로 복무한 사람으로서 1년이 지나 이곳에 왔다”며 “계엄이 얼마나 무서운지 경험했다”고 말했다. 문씨는 “아직도 내란과 계엄에 찬성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며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가기만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 참가자들이 은박지를 두르고 있다. 이예림 기자

지난겨울 한파 속에서 밤샘 시위에 나섰던 ‘키세스 군단’도 다시 등장했다. 온몸에 은박지를 두르고 있던 이진민(28)씨는 “지난겨울 추위도 잊은 채 한남동에서, 남태령에서, 국회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외쳤다”며 “벌써 1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보수단체들은 불과 100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계엄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한 16살 남성이 연단에 올라 “대통령에게는 계엄을 선포할 권리가 있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윤 어게인” 구호를 반복하며 화답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12·3 계몽절 집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내란은 민주당”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소진영 기자

집회 참가자 30∼40명으로 이뤄진 한 무리는 집회 주최 측과 동떨어진 채 대로변을 향해 “이재명 구속”을 반복해 외치기도 했다. 한 20대 여성이 “경찰이 세 줄로 경호를 강화하는 것을 보니 이재명이 올 것 같다”며 “이쪽을 향해 외치자”고 했고, 시위대는 “좌파는 북한으로 가라”며 소리쳤다. 이들은 계엄이 선포됐던 시각인 오후 10시26분에 맞춰 윤 전 대통령의 ‘계엄 포고령’을 읽었다. 당초 참석을 예고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경호 등을 이유로 행사 시작 직전 불참 결정을 내렸다. 

 

찬반이 부딪히며 크고 작은 충돌도 빚어졌다. 이날 ‘자유대학’이 개최한 ‘계엄 사과 반대’ 집회에선 한 진보 유튜브 채널 촬영 직원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멱살을 잡혀 경찰이 제재했고, 국회의사당역 안에서는 장애인 단체의 시위에 반발하며 시위대가 맞붙었으나 경찰의 제지로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진입을 시도한 한 참가자는 “폭행을 당했다”며 구급차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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