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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타이거맘 교육의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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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02 23:15:14 수정 : 2025-01-02 23: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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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에선 아시아 학생들의 성적이 돋보인다. 교육 방식에서 비롯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나 중국, 인도 등이 모두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무한 경쟁을 시키는 교육 문화다. 2011년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의 책을 통해 미국에 소개되면서 큰 파문을 낳았다. 책 제목에 사용된 ‘타이거맘(Tiger Mom·호랑이 엄마)’은 2등조차 용납하지 않는 아시아식 혹독한 훈육의 대명사가 되었다. 축구나 수영, 하키 등 자녀들의 액티비티(Activity), 과외활동을 위해 ‘사커맘’, ‘스위밍맘’, ‘하키맘’으로 나선 미국인 부모들로서는 충격이었다. 미 대학에서는 리더십과 협동심 등을 엿볼 수 있는 액티비티 활동을 성적 못지않게 중요한 전형요소로 활용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에서 외국인 전문직(H1B) 비자 논쟁이 한창이다. 미국은 H1B 비자를 내세워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의 외국인 인재를 유치한다. 극성 트럼프 지지층인 MAGA 진영은 외국인에게 일자리를 뺏기고 있다면서 H1B 비자 축소를 주장한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최첨단 기술 개발을 아시아 인재들에게 크게 의존하는 업계에선 반대 목소리가 높다.

H1B 비자 논쟁 속에서 미국의 인재 육성 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자보다 프롬퀸(고교 졸업파티의 인기 여학생)을 칭찬하는 문화가 최고 엔지니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한 경쟁을 통해 인도공과대학교(IIT)에 들어가 최고가 되어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인도와는 경쟁이나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조차 “숙련된 일을 하기에는 미국인이 ‘멍청하다(retarded)’”고 한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댓글을 달았다 논란에 휘말렸다.

1등만을 강요하는 혹독한 교육 방식이 최선은 아니다. 학생의 모든 자질을 발굴해 육성하는 전인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수학이나 과학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영재가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아니다. 대학 지원서에는 올림피아드 수상 경력조차 기재할 수 없다. 수학·과학 영재들을 외국 대학으로 내모는 격이니 거꾸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박희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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