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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바지인가? 속옷인가?” ‘레깅스 패션’ 논란 활활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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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08 05:00:00      수정 : 2019-04-08 11:48:11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요가, 필라테스 등 자기 관리하는 운동이 일상화한 요즘. 하체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는 ‘레깅스(leggings)’를 놓고 때아닌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타이트한 레깅스를 입을 경우 여성의 '중요부위'가 유난히 볼록해 신경 쓰인다는 것인데요.

 

레깅스는 신축성 좋은 소재를 써서 몸에 꼭 맞게 만든 일종의 바지로, '쫄쫄이'로 불리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요가 스튜디오나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할 때 잠깐 입었던 옷이지만, 2~3년 전부터 일상에서도 입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에선 평상복의 대명사인 청바지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레깅스 패션이 ‘애슬레져(일상에서 입는 운동복)룩’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해외에서는 출퇴근 시간에도 레깅스를 입는 여성들이 부쩍 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도 상당수가 ‘출퇴근 시 레깅스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일부 여성들이 검정색도 아닌 흰색 레깅스만 입고 돌아다닌다"며 "여성인 나도 민망하다"는 글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레깅스 패션’ 보는 사람이 민망 vs 몸매 뽐내는 것도 죄?

 

최근 미국의 한 대학에서도 레깅스를 놓고 논쟁이 일었는데요.

 

남성들의 성적 욕구를 자극할 수 있어 여성들이 레깅스 차림으로 외출을 금해야 한다는 지적 아닌 지적이 제기되면서 불붙은 레깅스 논쟁은 패션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거센 역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레깅스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2017년 유나이티드 항공은 레깅스를 입었다는 이유로 10대 두 명에 대한 탑승을 금지했습니다.

 

이같은 장면을 지켜보던 승객들은 불만을 토로했고, SNS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들끌었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레깅스가 바지인가 아닌가’란 논란에 대해 “레깅스에 대한 이 같은 실존적 질문은 여성과 여성의 육체, 레깅스 차림을 보는 것에 대한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레깅스 기능은 연령대에 따라 좀 다른데요.

 

Y세대(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에게 레깅스는 일상복이라기 보다는 건강이나 운동 등을 위한 아이템입니다.

 

다만 이보다 더 어린 Z세대(1995년 이후 출생한 세대)에게 레깅스는 매우 기본적인 것이고, 청바지와 동일 시 되는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NYT는 "레깅스 뿐만이 아니라 미니스커트, 청바지 등 과거 패션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그것을 입어도 된다, 안된다는 표면적 문제를 넘어 훨씬 복잡하고 표현하기 힘든 현실을 대표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패션에 대한 일련의 논란은 기득권 층의 터무니없는 주장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오늘날의 규범을 뒤엎고 다음 세대로 향하는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들 키우는 어머니 “여학생들 레깅스 입지말아야…눈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다”

 

4명의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가 신문에 '레깅스를 입지말자'는 내용을 기고해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네 아들을 키운다는 엄마가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대학신문에 여학생들이 레깅스를 입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그는 "나는 네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 가톨릭 신자"라며 "최근 아이들과 함께 대학 캠퍼스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많은 여학생들이 레깅스를 입고 있어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고 글을 시작했습니다.

 

이어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레깅스 복장을 무시하기는 정말 힘들다"며 "남학생을 키우는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다음번에 쇼핑을 갈 때는 레깅스 대신 청바지를 사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여학생들은 "여성이 옷을 자유롭게 입을 자유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부 여성들은 레깅스 차림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나는 레깅스를 입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남학생들도 '여성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입을 권리가 있다'며 여학생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남학생들은 "입고 싶은 대로 입으라"며 "무엇을 입는지가 당신이 존중받을 권리를 박탈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건강미 뽐낼 수 있는 레깅스 즐겨입는 남성들…“성별에 따른 고정관념 버려야”

 

최근 레깅스를 입는 남성이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자신의 건강미를 뽐내기에도 좋고, 일상생활에서도 활용이 가능해 나온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AK플라자 온라인쇼핑몰 AK몰에 따르면(3월6일 기준) 2015~2017년 남성 애슬레저룩 매출은 평균 9.3% 성장했고, 이 중 남성 레깅스 매출이 25%, 트레이닝복은 30%, 캐주얼 운동화는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역시 전년대비 남성 애슬레저룩 매출이 17.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AK몰은 "운동할 때 해당 종목의 유니폼을 입었던 과거와 달리, 일상에서도 활용 가능한 애슬레저룩을 활용하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자기관리에 철저한 남성들이 늘면서 건강미와 몸매를 뽐낼 수 있는 레깅스가 남성들에게 인기"라고 말했습니다.

 

GS샵이 지난달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레깅스를 비롯한 전체 스포츠웨어의 판매율은 지난해 36% 증가했습니다. 이중 남성의 애슬레저룩 구매 증가율은 52%로 나타나 여성의 32%에 비해 더욱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요.

 

GS샵은 "기능성 스포츠웨어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남성들이 레깅스에 새로운 관심을 가지면서 여성에 비해 더 높은 구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니클로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남녀 모두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젠더 뉴트럴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들을 잇달아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유니클로는 "애슬레저룩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라며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이 사라지는 젠더 뉴트럴 현상은 패션업계에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은 레깅스를 포함한 애슬레저 시장 규모가 2009년 5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웃도어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데요.

 

이처럼 여성들이 즐겨입는 레깅스를 놓고 '민망하다'는 의견과 이제 남성들 사이에서도 레깅스 패션이 인기를 모으는 만큼 '성별에 따른 기존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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