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업체 이용 할당관세 물량 부당확보
보세구역내 할당관세 물품 불법 비축
“모든 수단과 역량 동원해 끝까지 추적”
바나나를 수입하는 A업체는 할당관세(한시적으로 관세 0% 적용)를 악용하기로 마음먹었다. 30% 기본관세 적용 시 수입단가가 10달러였지만, 할당관세가 적용되자 수입가격을 15달러로 부풀린 것이다. 할당관세로 늘어난 국내 자회사 이익은 수입대금을 과다 지급하는 방식으로 해외 본사에 이전했다. A사는 관세율 인하 혜택을 받았음에도 인하분의 약 14%를 국내 도매판매가격에 반영하지도 않았다. 매입원가를 과다 계상하고 영업이익률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법인세도 탈루했다. 관세청은 A사가 200억원 규모로 고가 신고를 통해 영업이익을 축소한 사례를 국세청에 통보해 탈루세액 추징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실시한 할당관세를 악용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A사처럼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하거나, 바지업체를 통해 할당관세 물량을 부당하게 확보하는 등 각종 불법 및 불공정 행위를 통해 유통가격 인하를 위해 도입한 할당관세 취지를 훼손했다.
관세청은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수입업체 21곳을 대상으로 기획 관세조사 등을 실시한 결과 10개 업체에서 불법·불공정 행위를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의 불법행위 규모는 5468억원이며, 적발된 탈세액만 586억원에 달했다.
주요 적발사례를 보면, B사는 다수의 바지업체를 이용해 할당관세 물량을 부당하게 추가 확보했다. 이를 위해 다수의 바지업체와 허위로 선하증권(B/L)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할당관세 추천을 받게 했다. 이후 수입통관 즉시 서류상 재구매해 실수요자에게 납품하는 등 통관단계부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면서 관세를 탈루했다. 바지업체에게 지급한 수수료 등 비용은 고스란히 유통가격에 반영됐다. 관세청은 B사의 거래를 할당관세를 적용받기 위한 우회 거래로 판단, 부족하게 납부한 세액 253억원을 과세해 받아낼 예정이다.
보세구역 안에 할당관세 적용 물품을 불법 비축한 경우도 적발됐다. 할당관세 적용품목인 소고기는 추천서 교부일로부터 45일 이내에 보세구역에서 반출해 시장에 유통해야 한다. 관세청은 일부 업체가 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최장 137일까지 보세구역에 보관한 사실을 적발해 194억원의 관세를 추징했다.
관세청은 향후 할당관세 품목에 대해 관세국경단계에서부터 국내 유통·판매까지 불법·불공정 거래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제도 보완을 지속하기로 했다.
우선 93개 할당관세품목의 수입신고기한을 20일로 단축하고, 기한 경과시 신고지연가산세 한도를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 주무장관이 관리품목의 보세구역 반출을 요청, 세관장이 반출을 명령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관세법 개정도 추진한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할당관세는 물가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과 실수요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마련된 제도인 만큼 선의의 취지로 예외적으로 마련한 지원 조치가 일부 업체의 편법적인 부당이익 추구 수단으로 악용돼선 안 된다”면서 “행정조사와 관세조사·수사 등 가용한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하고 엄단해 가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아스트라’가 연 AGI 시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08/128/20260908517350.jpg
)
![[데스크의 눈] 용산공원 개발 논란에 부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0/128/20260120517898.jpg
)
![[이종호칼럼] 변화에 강한 ‘플랫폼형 인재’를 키우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08/128/20260908517321.jpg
)
![[안보윤의어느날] 오래되고 익숙한](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08/128/2026090851729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