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서 고립 10명은 화 피해
군헬기 띄워 29시간 만에 탈출
현지 도로·교량 끊기고 통신두절
구조장비 부족 현장 접근 어려워
남동발전·두산에너빌 비상 대응
李대통령 “긴급구호대 신속 파견”
네팔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대홍수로 고립됐던 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이 현지 군용 헬기 등을 이용해 구조됐다. 이들은 홍수 피해가 집중된 하천에서 다소 떨어진 고지대의 발전설비 작업장에 머물러 직접적인 피해를 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한국인 직원들이 사용하던 숙소·사무실은 홍수로 유실된 것으로 알려져 이곳에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9명은 여전히 연락이 끊긴 상태다.
◆고립 10명 중 9명 안전지역 이동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네팔 홍수 피해 현장에서 고립됐던 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이 이날 오후 5시쯤(이하 한국시간) 헬기를 통해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나머지 1명인 두산에너빌리티 현장소장은 현지인 직원 15명가량이 모두 구조된 뒤 이동하겠다며 남았다. 현장에 급파된 한국 대사관 영사와 행정직원도 함께 남아 있다.
이들이 고립됐던 곳은 현지에 건설 중이던 발전소의 ‘파워하우스’가 있는 지역이다. 직원들이 작업장과 숙소로 사용하는 곳으로 식자재 등이 비축돼 있어 고립 기간 식사 등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천과 다소 떨어져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지대에 있어 직접적인 피해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도로와 교량이 홍수와 산사태로 유실되면서 육로로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했다. 외부로의 이동은 헬기만으로 가능했다. 한국인들은 26일 낮 12시15분쯤(현지시간 26일 오전 9시쯤)부터 고립되었고, 마지막 구조자가 나온 27일 오후 5시까지 최대 약 29시간 동안 현장에 고립돼 있었던 셈이다.
구조에는 네팔 군이 운용하거나 통제하는 헬기가 투입됐다. 재난 현장에서 민간 헬기의 무분별한 운항을 막기 위해 네팔 당국이 항공편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된 한국인 9명은 한꺼번에 빠져나온 것이 아니라 네 차례에 걸쳐 나눠 이동했다. 당시 현장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네팔인과 다른 국적자 등 20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한국인들만 우선 구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구조된 9명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고, 28일 카트만두로 이동할 예정이다.
◆연락두절 9명… 수색 난항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은 고립됐다 구조된 직원들과 다른 장소에 있었다. 연락두절자들이 머물렀던 곳은 한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던 사무실과 숙소로 홍수 피해를 직접 받은 지역에 위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홍수로 유실된 것으로 현지에서 파악하고 있다. 발전소 시설도 상당 부분 쓸려 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연락두절된 9명이 사고 당시 모두 건물 안에 있었는지, 아니면 따로 떨어져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네팔 군과 경찰은 연락두절자들을 찾기 위한 수색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사고 지역의 지형이 험준한 데다 도로와 교량이 끊기고 통신까지 원활하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야간에는 수색 작업이 사실상 제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현장 상황 파악과 네팔 당국과의 협의를 위해 신속대응팀 선발대를 급파했다. 선발대는 이날 밤 카트만두에 도착해 네팔 정부와 수색·구조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경찰 감식 전문가와 소방청 구조인력 등이 포함됐지만 도로가 끊겨 현장 접근 자체가 어려운 만큼 우선 피해 및 수색 상황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추가 구조인력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최대한 신속하게 해외긴급구호대를 파견하도록 지시했다.
외교부는 연락두절자 가족들과도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영사안전국 심의관을 가족 지원 담당으로 지정해 국내 체류 가족에게 수색·구조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으며, 네팔 현지에 있는 가족은 주네팔 한국대사관이 지원하고 있다.
◆“무사귀환이 최우선”, 비상 걸린 회사들
연락두절자가 소속된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은 비상이 걸렸다. 발전소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던 만큼 안타까움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 공사를 수행 중인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의 한국인 직원은 총 21명이다. 재해 당시 현장에 있던 16명 중 6명이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두산그룹은 이날 홍수 피해 지역 수색과 구조 등 수습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네팔 라수와 지역에 500만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박정원 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직원들의 안전 확인과 무사 귀환이 최우선 과제”라며 “수색과 구조, 수습에 필요한 조치가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사태 파악과 수습을 위해 전날 경기 분당 본사에 40명 규모의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했으며, 이날 정연인 대표이사 부회장을 포함한 현장대응팀을 현지로 급파했다. 현장대응팀 규모는 7∼8명 수준으로 필요에 따라 대응 인력을 추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남동발전은 현지 파견 직원 7명 중 수도 카트만두 법인 인원을 제외한 현장 건설 관리 인력 3명과 연락이 끊겼다. 남동발전은 윤장현 신성장본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현지 대응반을 급파해 실종자 수색과 구호활동 지원에 나서도록 했다.
연락이 두절된 직원들의 가족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실종된 남동발전 직원 3명의 가족은 네팔에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락이 끊긴 한국인 근로자들이 투입됐던 곳은 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이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서쪽 70㎞에 있는 트리슐리강에 건설되는 216메가와트(MW) 규모의 대형 수로식 수력발전소로, 총 사업비는 6억4700만달러 규모다. 발전소 가동 시 네팔 전체 설비 용량의 약 10%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남동발전은 투자와 현지 사업 진행을,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 건설과 터빈, 발전기 등 주요 기자재 제작·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쉬워지는 판결문](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8/27/128/20260827520540.jpg
)
![[기자가만난세상] 운이 다한 노인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02/128/20260202518074.jpg
)
![[세계와우리] 서태평양 긴장 파고, 한반도 흔든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2/128/20260122518803.jpg
)
![[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다쳐야만 학대인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6/128/2026071652413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