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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통영 역대급 호우…경남 남해안 곳곳 산사태·침수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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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1시간동안 124.5㎜ 물폭탄…광복절 연휴에만 누적 800㎜ 넘어
산사태로 4명 사상·3개 시군 165명 대피…점포 유리 깨지고 아스팔트 뜯겨

이번 광복절 연휴 3일간 경남 전역에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되는 비가 내렸으나 거제·통영을 비롯한 남해안에는 물폭탄 수준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인명·재산피해가 잇따랐다.

극한호우 여파로 발생한 산사태가 인근 아파트 저층을 덮치는가 하면 도로 곳곳이 유실되고 물에 잠겨 시내·시외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쏟아져 차량들이 매몰돼 있다.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쏟아져 차량들이 매몰돼 있다.

◇ 거제 124.5㎜·통영 97.4㎜…기상 관측 이래 1시간 강수량 신기록

경남 남해안 일원에는 이날 새벽 기록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거제에는 이날 오전 1시 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다. 1972년 1월 24일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이다.

기상청은 시간당 100㎜ 호우 상황에서는 넘쳐흐르는 물에 도로의 차량이 뜨기 시작하고, 대부분의 시설물·건물의 하단이 물에 잠긴다고 설명한다.

통영에는 오전 5시 11분부터 1시간 동안 97.4㎜의 비가 내렸다. 이 역시 통영에서 기상관측을 시작(1968년 1월 1일)한 이래 1시간 강수량 신기록에 해당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15일 광복절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거제 810.2㎜·통영 678.9㎜)을 평년(1991∼2020년 평균) 여름 강수량(거제 935.1㎜·통영 728.8㎜)과 비교해보면, 거제와 통영에는 여름 한철 내릴 비 90%가량이 최근 사흘 동안 집중됐을 정도로 역대급 호우가 쏟아졌다.

사천(삼천포)과 고성에도 광복절 연휴 사흘간 353.5㎜, 고성 334.0㎜의 많은 비가 내렸다.

낮 12시 기준으로 거제에는 아직도 호우경보가, 통영·사천·고성·남해·창원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이번 비로 거제를 비롯한 통영·사천·고성 등 경남 다수 지역이 올해 지속된 유례 없는 가뭄 걱정에서는 벗어나게 됐지만, 순식간에 덮쳐온 수마에 또 다른 근심을 떠안게 됐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연초면에서 집중호우로 흘러내린 토사에 발이 빠져 움직이지 못하던 시민을 소방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연초면에서 집중호우로 흘러내린 토사에 발이 빠져 움직이지 못하던 시민을 소방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다. 

◇ 산사태로 4명 사상, 구조·대피 잇따라…도로 유실·대중교통 운행 차질

기록적 호우는 인명피해로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4시 42분께는 거제시 옥포동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아파트를 덮쳤다. 이 때문에 1층 주민 1명이 숨졌고, 다른 2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오전 5시 3분께는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에서 발생한 산사태 여파로 토사가 인근 주택으로 쓸려가면서 한 주민이 하반신이 매몰됐다가 통영해경에 의해 구조된 뒤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오전 5시 17분께 거제시 양정동 한 아파트에서는 3명이 엘리베이터 침수로 갇혔다가 가까스로 탈출했다.

오전 9시 23분께 거제시 연초면 오비리 한 도로에서는 토사에 발이 빠져 못 움직이는 시민을 소방대원들이 구조하기도 했다.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에는 고현동, 수월동, 옥포동, 일운면, 둔덕면 등 거제시 곳곳의 고립된 주택·차량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119 신고가 수십건가량 들어왔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장평동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도로가 침수돼 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장평동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도로가 침수돼 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거제·통영·사천 등 3개 시군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165명이 주민자치센터·마을회관·경로당 등 대피소로 대피했고, 아직도 99명(오전 11시 30분 기준)이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역대급 호우에 재산피해 규모도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제에서는 건물 내로 물이 차오르는 침수 피해는 물론이고 시내 점포 유리창이 극한호우 여파로 아예 깨져버리거나, 거센 물살에 도로 아스팔트 조각이 뜯겨나갔다.

도로 유실 피해가 여러 곳에서 발생하다 보니 거제시와 통영시는 시민들에게 추가 사고 예방을 위해 불필요한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이날 오전 당부하기도 했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상가 일대에서 집중호우로 점포 유리창이 깨지고 도로 아스팔트가 뜯겨 나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상가 일대에서 집중호우로 점포 유리창이 깨지고 도로 아스팔트가 뜯겨 나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도가 파악한 포트홀 등 도로 피해 현황은 거제·통영·고성을 비롯한 6개 시군 12건인데,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거제 장승포·고현·연초 일원 1천500세대와 통영 산양읍·한산면 일원 530세대는 정전 피해를 봤다.

거제와 통영, 고성에서는 주요 도로와 터미널이 침수된 탓에 시내버스·시외버스, 택시 일부가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이밖에 거제와 통영 교육시설 12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는 18개 전 시군에 도민 인명·재산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리는 한편 구체적인 피해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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