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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칼럼] ‘영구전쟁’ 양상과 한국 안보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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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미사일 등 비대칭 수단 활용
우크라·이란, 전쟁 장기화 끌고가
北도 러와 첨단전쟁 경험 학습 중
韓, 민간기술 활용 미래전 대비를

2022년 2월부터 전개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5년 이상 지속되고 있지만 종전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올해 2월에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 간의 전쟁도 6개월 이상 진행되고 있지만 좀처럼 종전협상이 타결되고 있지 않다. 핵 보유 강대국들인 러시아와 미국이 각각 상대적 중소국들과 전쟁을 개시하였을 때 그 지도자들은 조기 종전을 확신하는 메시지들을 발신하였고, 여타 국가들도 그렇게 예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무기를 보유한 강대국들이 상대적 약소국들에 대해 결정적인 조기 승전을 거두지 못하고 장기화되거나, 영국의 전쟁 연구자 로런스 프리드먼이 언급하듯 ‘영구전쟁(forever war)’의 양상마저 보이는 것일까.

필자는 그 원인의 하나로 강대국 지도자들이 표방했던 전쟁 목표가 조기에 달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전 당시 표방했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점령, 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 직후 표명했던 대량살상무기 및 지도부 제거 등의 목표가 달성되지 못했다. 그 때문에 강대국 지도자들이 각각 승전 선언을 하거나 좀처럼 종전에 합의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절대무기인 핵무기 등 강력한 군사 수단들이 강대국들이 제기한 목표 달성에는 그렇게 유용하지 못한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또 다른 이유로서는 우크라이나와 이란 같은 상대적 중소 국가들이 군사적 혹은 외교적 비대칭 수단을 적극 활용하여 저항을 지속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력의 절대 열세에도 불구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및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의 노력에 의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스타트업들과의 긴밀한 협력하에 다양한 드론 전력을 개발 및 운용하여, 러시아의 군사력 및 산업 시설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란도 드론 및 미사일 전력을 운용하여 중동 내 미군기지들을 타격하고,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단행하면서 미국에 장기전을 강요하고 있다.

이 같은 두 지역에서의 장기 전쟁 양상이 한반도에서 동일하게 나타날 것이라고는 단정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한국 안보에 중요한 시사점들을 제기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 전략적 포괄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고, 지원 병력을 파병하면서 첨단 전쟁 양상을 실제 전장에서 학습하고 있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반도에서 미래전쟁이 발생할 경우에 북한은 기존의 핵미사일 전력 이외에도 금성이나 샛별 등 자체 제작한 드론 등의 수단을 집중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대테러 전쟁을 수행할 당시 안정화 작전 교리를 입안했던 데이비드 페트리어스 예비역 대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맹위를 떨치는 드론 수단이 군사적으로 더욱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미래전쟁 상황에서는 발전소, 석유 비축 기지, 주요 도로와 항만 등 산업적 종심의 방어가 특히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이 같은 전망을 공유하면서 우리도 국가 중요 인프라 및 산업 시설을 대상으로 대드론 체계를 포함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KAMD)의 보강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도 상대측의 전략시설을 무력화할 수 있는 킬 체인 전력체계에 드론 등의 공격 수단을 추가하여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드론 등의 첨단 전력을 개발하는 민간 중소 규모 스타트업들이 기존 대형 방산업체들과 더불어 국방획득체계에 진입할 수 있는 장벽을 낮추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뛰어난 과학기술 능력이 국방 분야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강구해야 한다.

장기전쟁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를 지원해 줄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지속적인 안보 협력 및 공급망 확보도 중요한 과제가 된다. 주요 우방국들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통한 정보공유체제를 강화하고, 그에 더해 군수지원협정(ACSA)을 통한 군수지원체제 그리고 해양안보의 협력체계 등을 맺어두는 것이 미래전쟁에 대비하는 실제적인 방책이 될 수 있다.

실제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화정책을 추진하는 노력은 필요하다. 동시에 미래전쟁에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외교적 태세를 강구하는 것도 전쟁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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