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1이닝 21실점 속 사사구 ‘0’
“마지막 경기 될 수도” 교체 거절
최강 덕수고, 최다 점수차 승리
42-0. 이 점수는 지난 8일 서울 광진구 구의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올해 전국대회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고교 최강’ 덕수고가 비엘리트 출신 선수들로 꾸려진 대구북구SC(스포츠클럽)를 상대로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나온 진기록이다. 지역 예선이 없는 봉황대기에서만 나올 수 있는 점수로 이는 대회 역대 최다 점수 차 신기록이다. 종전은 지난해 유신고가 서울IT고를 상대로 기록한 41-0이었다.
그래도 대패 속에서도 멋진 투혼을 보여준 선수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대구북구SC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현준이다. 3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현준은 0-18로 뒤진 4회 초에 마운드에 섰고, 1이닝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안타 20개를 허용하며 21실점했다. 투구 수는 85개로 5이닝을 던진 상대 팀 선발 최희성(60구)보다 많았다.
이현준의 투구가 남달랐던 것은 난타당하면서도 사사구는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망가지 않고 상대 타자들과 정면승부를 펼친 그는 교체 의향을 묻는 감독에게 이닝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유는 졸업반인 자신의 고교 시절 마지막 대회였기 때문이다. 야구 선수로 대학진학이 쉽지 않을 수 있는 상황, 이현준은 “야구선수로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미로 야구를 하다 부모님을 졸라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부가 있는 대구 옥산초등학교로 전학 가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웠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1년 만에 그만뒀던 그는 고교 진학 뒤 대구북구SC에서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그의 열정에 부모님도 어쩔 수 없었다.
2024년 창단한 대구북구SC는 이현준처럼 순수하게 야구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학생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창단 후 2024년 15경기와 2025년 15경기, 그리고 올해도 14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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