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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도 호르무즈 통항료 걷겠다니… 자유항행 방어 총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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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의 통항료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 이란과의 최종 종전 합의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통항료를 걷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는 호르무즈해협을 즉각 개방하되 무료 통항을 ‘60일 동안만’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란 측은 60일 이후 수수료 징수를 예고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냈다. 그런데 정작 “통항료는 없다”던 트럼프까지 ‘중동국가들의 수호천사’로 제공한 서비스 대가를 받겠다고 돌변한 것이다. 통항료 부과를 기정사실로 하는 우려스러운 형국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수입 원유의 65%가 호르무즈해협을 거쳐 국내로 들어온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중동산 원유 수입규모는 연간 7억1700만배럴인데 배럴당 1달러의 통항료 부과만으로도 연간 1조1000억원의 추가부담이 생긴다. 이는 유가 상승으로 고스란히 전가돼 물가앙등을 촉발하고 국가 경쟁력도 갉아먹는다. 당장 정유·석유화학, 해운·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되고 철강·조선 등 제조·수출기업 전반에 미칠 충격도 가늠하기 힘들다.

통항료 부과는 항행의 자유라는 국제법의 기본 원칙을 전면 부정하는 행위로 결코 묵과할 수 없다. 유엔 해양법 협약(UNCLOS) 등 국제법은 공해와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모든 선박의 항해를 보장하고 국제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통과통항권을 인정한다. 세계에너지공급망의 길목인 호르무즈에서 이 원칙이 흔들리면 믈라카·바브엘만데브 등 100개가 넘는 국제 해협에도 연쇄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자유무역에 기반한 기존의 국제질서가 무너지고 글로벌 경제시스템까지 망가질 수 있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연대해 자유항행과 국익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앞서 한국 등 40여개국은 지난 4월 초 호르무즈 봉쇄와 관련해 조건 없는 해협 정상화를 촉구한 바 있다. 국제해사기구 등 다자 채널을 통해 항행의 자유 원칙을 분명히 하고 일본과 중국, 유럽, 걸프국가 등 주요 이용국과 공조해 통항료 제도화를 막아야 한다.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전략적 비축유를 확대하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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