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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세상] 아이 낳기 ‘더’ 좋은 나라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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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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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4개월을 맞이하는 딸을 키우고 있다. 새 생명의 탄생, 성장을 지켜보는 행복과 ‘현실 육아’의 고충을 온몸으로 맞이하며 살고 있다. 100일을 갓 넘긴 ‘초보 아빠’지만, 육아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지원이 있다’는 점을 느낀다.

출산휴가 기간 “두 명이면 한 아이를 돌볼 수 있겠다”고 주변에 여러 차례 말했다. 아내와 번갈아 가며 육아 임무를 나눠 맡으니 걱정하던 ‘육아 지옥’에 정말로 ‘지옥도’가 펼쳐질 정도는 아니었다. 혼자서 여러 자녀를 도맡아 키우던 세대가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런 면에서, 지난해부터 평일 20일로 두 배 늘어난 배우자 출산휴가는 가장 효능감을 느낀 정책이다. 육아가 가장 어렵고 힘든 신생아 시기를 부모가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늘어났으니 말이다.

이병훈 사회2부 기자
이병훈 사회2부 기자

다양한 항목의 물질적 지원은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다. 임신 확인 직후 지원되는 진료비 바우처부터 서울시의 고령 산모 검사비 지원금, 출산 후 현금성 지원인 ‘첫만남 이용권’과 출산 직후 산후도우미 서비스 지원 사업, 매월 월급처럼 지급되는 ‘부모급여·아동수당’ 등 맞춤형 지원이 임신부터 육아 초기까지 이어져 주머니 사정에 도움이 됐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 일쑤인 임신·출산 가정에서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가 짜여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육아를 위해 가장 중요한 시간적·물질적 여유를 늘리니 아이 낳기에 보다 용이한 환경이 된다. 많은 예비 부모도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생아는 전년 대비 15% 가까이 늘었다. 합계출산율은 0.95명으로 2009년 집계 이래 가장 큰 전년 대비 증가폭을 기록했다. 개인적으로도 자녀 갖기를 희망하면서 부러운 눈길을 보내는 주변 시선을 자주 느낀다.

물론 개선이 필요한 점도 많다. 우선 자녀가 성장하면서 급격히 줄어드는 물질적 지원은 앞으로를 걱정하게 만드는 요소다. 아동수당과 어린이집 보육료 등의 지원은 이어지지만, 부모급여는 만 2세 이후면 사라진다. 아이가 클수록 지출이 많아진다고 들었는데, 성장 후에도 보다 체계적인 지원책이 구비됐으면 하는 바람은 모두의 희망사항일 것이다. 기존 제도의 실효성도 높여야 하겠다. ‘두 명이면 키울 만하다’고 했는데, 지난해 남성의 육아휴직 비율은 36.5%에 불과하다. 증가세는 꾸준하지만 아직도 여성 육아휴직자의 절반도 되지 않는 현실은 ‘함께 육아’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육아 지옥’이라는 선입견과 자녀 양육 과정에 대한 걱정도 출산을 가로막는 요소라는 생각이다. 이를 소재로 이용하는 일부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상 게시물이 출산과 육아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는 건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자긍심을 갖게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도 좋겠다.

마지막 한 가지. 산모의 출산전후휴가 3개월 차에는 고용보험 지급액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를 사업장이 지급할 의무가 없다. 비용 절감이 아쉬운 중소기업이 이를 순순히 지급할 리 만무하다.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박탈감은 크다. 아내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로 인해 직장 내 담당자와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복지 확충에 참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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