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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밀에 기댄 ‘K푸드 반쪽성장’… “국산 품질·수확량 UP” [농어촌이 미래다-그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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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현상철 기자 sch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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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 살리기 총력전

2025년 라면 수출액 3년 만에 2배 증가
밀수입은 286만t 달해 평년比 13% 쑥
비싼 가격·저품질·공급 규모 한계 탓
국산 재고량은 2.7만t→ 6만t으로 급증

정부 “2030년까지 자급률 8% 목표”
전문생산단지 내년 137곳으로 확대
품질분석기 활용 품질관리체계 강화
“생산·가공업체와 연계… 경쟁력 제고”

지난해 국내 식용 밀 수입량이 280만t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쌀 소비는 감소하는 반면 빵·면류 등 밀가루 가공식품 소비가 늘고, K푸드 대표 품목인 라면 수출액도 최근 3년 새 두 배 증가하는 등 밀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하지만 국내 밀 자급률은 여전히 1%대에 머물고 있다. 이마저도 국산 밀 소비가 많지 않아 정부 수매로 쌓인 재고량만 2022년 2만7400t에서 지난해 6만1200t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내수 소비 확대와 K푸드 수출 증가에도 국산 밀 보급이 더딘 것은 수입 밀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과 균일하지 못한 품질, 공급 규모의 한계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전문생산단지 확대와 품질등급제, 생산·가공 연계 지원 등을 통해 국산 밀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여 2030년 자급률 8% 달성에 나설 계획이다.

2024년 개발된 ‘백경’의 밀가루 단백질 함량은 12.9%으로 빵을 만들기에 적합한 단백질 함량을 보유하고 있다. 빵을 만들었을 때 부피가 커서 기존 품종에 비해 제빵 적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촌진흥청 제공
2024년 개발된 ‘백경’의 밀가루 단백질 함량은 12.9%으로 빵을 만들기에 적합한 단백질 함량을 보유하고 있다. 빵을 만들었을 때 부피가 커서 기존 품종에 비해 제빵 적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촌진흥청 제공

◆작년 밀수입 평년비 13%↑… 국산은 재고 쌓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식용 밀 수입량은 286만2000t으로 전년대비 5.0%, 평년과 비교하면 13.2% 늘었다. 200만t 수준이 유지되던 수입량은 2020년 250만t을 처음 넘어선 이후 증가추세다.

이는 밀이 빵과 국수, 라면, 과자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며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주요 밀가루 가공식품인 면류의 생산액은 4조1900억원으로 처음으로 4조원대를 넘어섰다. 빵류와 과자류도 3조7520억원, 2조9710억원으로 전년대비 8.2%, 5.3% 각각 증가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수용 밀 신품종인 ‘한면’은 회분함량 0.41%, 단백질 함량 10.8%로 중력분용에 적합하다. 반죽 안정도와 신장성이 우수해 면발의 탄력과 쫄깃함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품종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국수용 밀 신품종인 ‘한면’은 회분함량 0.41%, 단백질 함량 10.8%로 중력분용에 적합하다. 반죽 안정도와 신장성이 우수해 면발의 탄력과 쫄깃함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품종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특히 최근 라면을 중심으로 K푸드 수출이 크게 증가하며 국내 식용 밀 수요는 더욱 늘어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대표적인 밀가루 가공식품인 라면 수출액은 2022년 7억65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5억1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량도 같은 기간 20만8000t에서 30만3000t으로 늘었다. 면류 수출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면류 수출액은 2018년 4억450만달러에서 2024년 12억8235만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빵류 생산액도 같은 기간 2조3445억원에서 3조7527억원으로 늘었다.

국내소비와 수출이 밀 수요를 끌어올리며 K식품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문제는 수입 밀을 기반으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식품산업에서 국산 밀 원맥 사용 비율은 0.4%, 국산 밀가루 사용 비율은 0.3% 수준이다.

국산 밀 생산량이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제품화가 더디면서 재고는 오히려 쌓이고 있다. 국산 밀 생산량은 2022년 3만4600t에서 2023년 5만1800t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3만7900t 수준으로 다시 감소했다. 재고량은 2022년 2만7400t에서 지난해 6만1200t까지 증가했다. 국산 밀 생산 기반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지만 소비 확대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격은 2배, 품질은 들쭉날쭉… 국산 밀의 숙제

국산 밀 보급이 쉽지 않은 이유는 가격과 품질, 공급 규모에 있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가공업체들은 국산 밀 사용이 어려운 이유로 가격 부담(41%)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국산 밀 가격은 ㎏당 약 1000원 수준으로 지난해 평균 수입단가인 약 400원의 2배가 넘는다.

안정적인 대량공급이 어렵고,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국산 밀 생산량 자체가 적고, 지역별·연도별 편차가 존재해 장기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수입 밀은 8종 이상의 품종과 다양한 원산지의 밀을 혼합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지만 국산 밀은 기상 조건과 작황·재배 환경에 따라 품질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광주·김제 등에서 생산되는 밀은 고품질로 인정받았으나 2024년 작황이 부진하면서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가공업체의 장기계약을 꺼리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또 국산 밀 단백질 함량 표준 편차는 1.31.7%로 주요 생산국 대비 23배 높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밀 자급률 8% 달성을 목표로 국산 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 확대와 품질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국산 밀 전문생산단지는 2020년 27개소에서 올해 112개소로 늘었고 내년 137개소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밀 품질등급제에 대응해 품질분석기(NIR)를 활용한 품질 관리 체계도 확대한다. 단백질 함량 등 품질 특성에 따라 원맥을 구분 저장·관리해 가공업체에 원하는 품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다. 저장시설과 가공 장비를 지원하는 생산·가공 활성화 사업을 통해 생산자 단체와 가공업체 간 연계를 강화하고, 밀·콩 이모작 확대를 통해 생산성 향상도 추진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국산 밀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산 확대뿐 아니라 가공업체가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품질 관리와 생산·가공 연계를 강화해 국산 밀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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