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데스크의 눈] 중동 전쟁… ‘계륵’ 아닌가

관련이슈 데스크의 눈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이진경 국제부장

인쇄 메일 url 공유 - +

약 40일 지속되며 모두가 고통
미국·이스라엘, 과욕에 선 넘어
이란 ‘호르무즈 통행세’도 잘못
이득 없는 전쟁 조속히 끝내야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가 도입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 수준까지 급등했던 2008년 이후 18년 만이라고 한다. 자차를 이용해 출퇴근하던 직장인들은 ‘뚜벅이족’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쓰레기봉투 부족을 우려해 미리 사놓는 이들도 주변에 적지 않다.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개미’ 곡소리는 커진다.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에서는 하루 살 수 있는 연료량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민간 소비자는 차량당 하루 50ℓ, 스리랑카는 이보다 더 적은 주 15ℓ만 가져갈 수 있다. 태국, 필리핀, 파키스탄 등 다른 여러 나라도 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나 단축근무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진경 국제부장
이진경 국제부장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직접 영향이 우리 일상에 미치고 있다. 머리 위로 폭탄과 드론,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매일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중동 지역 국민의 고통을 생각하면 사소할지 모르지만, 내 손톱 밑 가시가 제일 아픈 법이다.

미국·이란 전쟁은 이제 누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구분이 어려운 지경이 됐다. 미국·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은 당연히 강도 높게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명분도 없고, 목표도 모호한 전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임박한 핵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근거가 빈약하다.

명분과 목표가 없으니 말은 오락가락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루는 “전쟁에서 이겼다”, 다음엔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다 “이기긴 했는데, 완전히 이긴 것은 아니다”고 하더니, 다음날 다시 “전쟁에서 이겼다”고 했다가, 바로 다음날 동맹국들에 “도와달라”고 한다. 협상이 잘 되고 있다면서도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로 말하는 건 대화를 하자는 것인지, 싸우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스라엘도 미국을 부추겨 전쟁을 시작했다는 내용이 외신 보도로 나오고 있다. 역내 숙적을 제거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긴 했지만, 잘못된 근거에 기반해 이란의 복원력을 오판한 것은 잘못이다. 이란뿐 아니라 이참에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까지 해치우겠다며 레바논에도 공격을 가하고 있다. 레바논의 인명 피해는 전쟁 당사자인 이란에 버금간다. 욕심이 과하다.

이란은 초기엔 미국·이스라엘에 당한, 그래서 동정받는 처지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을 보는 시선이 날카롭다. 자위권을 주장하더라도 호르무즈해협에 통행세를 매기는 등 독점화하는 것에 동조할 수 없다. 하루 평균 120척의 선박이 오가는 호르무즈해협은 한 나라의 소유가 될 수 없다. 국제법으로도 그렇다. 그곳을 가로막고 통행료를 받겠다는 것은 불량배나 다름없는 행동이다.

중동 전쟁을 지켜보면서 ‘계륵(鷄肋)’ 고사가 생각났다. 닭갈비를 의미하는 계륵은 ‘먹자니 살이 적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이란 뜻이다. 삼국지를 보면 ‘한중’ 지역을 두고 유비와 전쟁을 벌이던 조조는 긴 전쟁에 지쳐갔다. 진격해서 이기기는 힘들고, 빈손으로 물러날 수도 없었다. 어느 날 부관이 암호를 묻자 계륵을 말했다. 조조의 책사였던 양수는 이를 듣고 철수를 준비시켰다. 자신의 심중을 간파당한 조조는 불쾌감에 “군의 사기를 동요시켰다”며 양수를 처형하고 전쟁을 이어갔다. 결국 조조는 다치고 더 큰 피해를 보고서야 철수했다. 패퇴하는 군사들은 양수의 얼굴을 떠올렸다고 한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이나, 이란이나 이 전쟁은 ‘계륵’이 아닐까 싶다. 각자 이득을 얻겠다고 협상을 배제한 채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겠다고 무력 충돌을 이어가다간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이란 석유나 또 다른 친미 세력은 얻지 못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위상과 신뢰는 흔들리고, 동맹은 떠날 것이다. 이스라엘은 방공망 허점이 드러났고, 바라는 지역 내 패권 장악도 요원하다. 이란은 신정체제 유지는 하겠으나 중동 지역에서의 위상은 이전 같지 않을 것이다.

전쟁을 지속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어리석음을 빨리 깨닫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그저 세계 평화를 기원해본다.


오피니언

포토

[포토] 김고은 '상큼 발랄'
  • [포토] 김고은 '상큼 발랄'
  • 아이유 '상큼 발랄'
  • 공승연 '완벽한 미모'
  • [포토] 전지현 '반가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