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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실종 미군 조종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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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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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내전 당시 적진에 추락한 미군 조종사가 적과 홀로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영화 ‘에너미라인스’는 9·11 테러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2001년 11월 개봉했다. 1995년 보스니아에서 총상을 입고 구출된 스콧 오그래디 조종사의 실화를 다뤄 긴장감을 높였다. 대원 한 명을 살리기 위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희생당한 영화로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있다. 미군 한 명이 수백, 수천 명의 적을 소탕하는 ‘미국식 영웅주의’는 종지부를 찍었다. 빈자리는 전우애가 차지했다.

19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벌어진 군사작전을 다룬 영화 ‘블랙 호크 다운’(2002년 개봉) 포스터에 새겨졌던 문구는 ‘Leave No Man Behind’였다. “단 한 명의 전우도 뒤에 남겨두지 않겠다”는 미 육군 레인저 부대의 신조다. 총탄이 넘나드는 사선에서도, 이미 죽은 동료의 시신이라도 절대 버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단순한 전우애를 넘어 존엄과 연대라는 가치가 녹아 있다.

미군 F-15E 전투기 한 대가 지난 3일(현지시간)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격추되면서 실종된 조종사 1명을 찾기 위해 미군과 이란군 모두 대대적인 수색작전에 나섰다. 미군은 조종사가 이란에 생포될 경우 미국 내 여론이 더 나빠지는 건 물론, 향후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데도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실종 조종사 목에 막대한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자칫 ‘인질 외교’ 시나리오가 재현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이란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 등 매체들은 다음날 미군이 F-15E 추락 36시간 만에 실종된 조종사 구조작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철수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고위 참모진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구조작전을 지켜봤다고 한다. 상황이 얼마나 엄중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전쟁이나 전투 중 적진에 추락한 미군 조종사를 구출하는 미 공군의 ‘CSAR’(전투탐색구조) 역량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기억될 듯싶다. 적의 공격에 취약한 구출 작전은 목숨을 내놓고 수행된다. 오늘날 미국을 세계 최강 군대로 만든 것은 단지 첨단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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