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리즈요이. 일본어로 ‘네바리(粘)’는 끈기, 찰기를, ‘쓰요이(强)’는 강하다, 세다는 뜻이다. ‘네바리즈요이’는 끈기 있다, 끈기가 강하다는 의미가 된다. 스포츠 경기에서 패색 짙은 상황에서도 집요하게 승부에 집중하는 ‘끈적끈적한 팀’에게도 사용한다. 한·일전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일본팀을 괴롭히는 근성 있는 한국팀에 일본 매체가 주로 쓰기도 한다. 2015년 야구 프리미어 12 준결승에서 한국이 일본에 4대 3 역전승을 할 때도 일본 방송 해설자들은 “한국팀의 집념이랄까, 꼭 이런 일이 일어난다”, “역시 간단히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일·한전”이라고 한국팀 근성에 당황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팀이 끈기 있는 근성을 보여줬다. 조별리그 C조 4차전에서 호주에 7대 2로 이기고 8강전에 진출했다. 17년 만에 8강에 올라 미국 마이애미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체코전 첫 승 후 일본·대만에 연패하며 ‘도쿄돔의 참사’가 될 뻔하다가 ‘도쿄돔의 기적’으로 바뀌었다.
한국은 이번에도 경우의 수를 뚫었다. 한·호주전 직전 승패는 일본 3승, 호주 2승1패, 대만 2승2패, 한국 1승2패, 체코 3패를 기록 중이었다. 한국은 ‘2실점 이하, 5점차 승리’라는 조건을 드라마처럼 충족하며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미국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대만·호주 모두 2승2패였으나 동률 팀 간 대결에서만 따진 실점률에서 한국이 0.1228, 대만·호주가 0.1296을 기록해 우리나라가 두 나라를 밀어냈다. 실로 0.0068의 기적이라 할 수 있다.
국제대회에서 경우의 수를 따질 때마다 팬들은 가슴을 졸여야 한다. 경우의 수에 발목 잡힐 때도 있으나 기적을 만들기도 했다. 도하의 기적(일본을 제치고 1994 미국 월드컵 본선 진출), 알 라이얀의 기적(2022 카타르 월드컵서 포르투갈에 승리하고 12년 만에 원정 16강 진출) 등도 그렇게 이뤄졌다. 사실 경우의 수를 극복한 기적은 확률의 숫자 놀음이 아니라 선수들의 끈기 있는 근성과 팬들의 응원이 만드는 것이다. 경우의 수. 정말 징글징글하지만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이 또한 스포츠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징글징글한 경우의 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0/128/20260310520019.jpg
)
![[데스크의 눈] 중동 포화가 들춰낸 韓경제 취약성](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06/128/20260106517325.jpg
)
![[안보윤의어느날] 연극이 끝나고 난 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0/128/20260310519975.jpg
)
![[WT논평] What is Voice of America, and how is Trump reshaping it?](http://img.segye.com/static/2019_segye/resources/images/sw_noImg_340.jpg
)





![[포토] 나나 '단발 여신'](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0/300/20260310512678.jpg
)
![[포토] 하지원 '여신의 손하트'](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3/10/300/20260310512738.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