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9원대 환율 당분간 상승 예측
주식시장도 변동성 확대 전망 속
하락 추세로 반전 가능성은 낮아
안전자산 몰려 금값 ↑ 비트코인 ↓
정부, 긴급 관계장관회의 등 개최
상황 악화 시 ‘신속 대응팀’ 파견
필요땐 100조 규모 시장안정 조치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란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 지역 전면전 우려에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안전자산인 금·달러화 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을 찾아가던 원·달러 환율도 출렁일 전망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무력 충돌이 장기화하지 않는 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초반에서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였지만 이란 공습으로 상방 압력이 커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6일 1425.80원(오후 3시30분 종가)까지 내려왔다가 이튿날인 27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기록적 매도세에 1439.70원으로 올라섰다. 지난달 27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조1037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외국인의 순매도 행렬에 이란 사태 장기화 우려까지 더해지면 3일 시장 재개와 함께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과)는 “미국의 이란 공습 리스크가 시장에 충분히 선반영돼 있던 상황은 아니라고 보인다”며 “당분간은 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율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공습이 중동 지역 전면전으로 확대할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내내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베네수엘라 공습과 달리 사태가 조기에 종식될 가능성은 낮다”며 “가격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증권가는 다만 강세장인 국내 증시가 장기적인 추세 하락으로 이어질 확률은 크지 않다고 평가한다. 한 연구원은 과거 1~4차 중동전쟁 당시 S&P500 주가가 전쟁 직후 평균 1.0% 하락했으나 1개월 후 2.5% 상승으로 회복된 점을 거론하며 “사태가 수주 이상으로 장기화하거나 전면 무력 충돌로 격화되지 않는 한 방향성에 미치는 부정적인 충격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 전망치 상향조정을 중심으로, 유동성으로 상승하던 과거 국면과는 차별화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추세가 반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최근 지정학적 위기로 온스(oz) 당 5200달러 선을 돌파했다. 글로벌 금융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습 직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5277.9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19일 4999.35달러였던 금 현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핵합의 시한을 통보하자 하루 만에 5104.34달러로 뛰었다. 4월 인도분 금 선물도 미국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지난달 27일 5296.4달러에 거래돼 2월 초보다 10% 이상 상승했다. 이번 공습이 주말에 단행돼 원자재·금융 시장이 충격을 흡수할 시간을 번 만큼 2일 글로벌 거래 재개 전까지 시장 심리가 얼마나 회복될지가 관건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급락세를 보였다. 공습 직후인 지난달 28일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6만3038달러까지 약 3.8% 하락하며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다.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에서 약 1280억달러(185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가상자산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16점으로 극단적 공포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다만 과매도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이날 오후 2시 기준 비트코인이 6만7000달러선으로 2.57% 반등하고 이더리움(4.74%)과 리플(4.46%)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상승하며 불안정한 장세가 이어졌다.
정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싱가포르·필리핀 순방을 떠나며 중동 정세와 관련된 부처에 비상대응 체제 유지 및 정부 대처 상황 수시 보고를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중동 상황 점검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외교·안보 위기대응체계 24시간 가동을 주문했다. 외교부에는 이란 및 중동 인접국에 체류 중인 재외국민 소재와 신변 안전 점검 및 재외국민 수송 계획 마련을 지시하며 상황 악화 시 즉각 신속대응팀을 파견하라고 했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은 이란에 60여명, 이스라엘에 600여명이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필요한 영사조력을 지속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에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급과 물류 위험 점검 및 에너지 공급 확보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총리실은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 내내 김 총리 주재로 매일 저녁 관계부처 비상종합점검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총괄로 하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중동 현지 동향과 실물경제 영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필요시 100조원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 등 기존에 마련한 금융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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