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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8차례 ‘설탕 담합’… 제당 3사 과징금 408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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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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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역대 2번째 규모 부과

코로나 한창이던 2021년부터
가격 올릴 땐 ‘확’ 내릴 땐 ‘찔끔’
3사 2007년 제재에도 다시 적발
관련 3조2884억 매출 벌어들여

가격 재결정명령까진 안 내려
3년간 설탕값 변경 보고 명령만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적 어려움이 가중되던 시기임에도 4년여간 조직적으로 담합을 벌인 제당 3사(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에 40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직급별 모임을 통해 손잡은 이들은 원당가격이 오르는 등의 이유로 가격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 단 한 번의 실패 사례 없이 가격을 올렸고, 원당가격이 떨어졌을 땐 가격을 인하하지 않거나 인하 폭을 최소화해 이익을 극대화했다.

“독과점 사업자들 약탈적 담합에 경종”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설탕 가격을 담합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에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들 제당 3사는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인상 6차례, 인하 2차례 등 총 8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을 담합했다.
세종=연합뉴스
“독과점 사업자들 약탈적 담합에 경종”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설탕 가격을 담합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에 총 40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들 제당 3사는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인상 6차례, 인하 2차례 등 총 8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을 담합했다.
세종=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3개 제당사들이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인상 6차례, 인하 2차례 등 총 8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의 폭과 시기 등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 가격 변경 현황 보고명령 등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083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12일 결정했다. 업체별로는 CJ제일제당이 1506억8900만원, 삼양사가 1302억5100만원, 대한제당이 1273억7300만원이다.

 

이번 사건의 과징금 규모는 담합 사건 총액 기준 두 번째로 크고, 사업자당 평균 부과액 기준으로는 최대 금액(사업자당 평균 1361억원)에 해당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제당 3사의 담합 의혹을 수사해 대표급 임원 2명을 구속기소하고, 관계자 11명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설탕 산업은 기본관세율이 30%로 책정되는 등 국내 생산자 보호를 위한 무역장벽이 존재하고,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 오랜 기간 과점 체제가 유지돼 왔다. 실제 2024년 내수 판매량 기준 제당 3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89%에 달한다.

그럼에도 제당 3사는 이런 상황을 악용해 음료·과자 제조사 등 실수요처와 대리점 등 B2B(사업자 간) 거래에 적용되는 설탕 가격의 인상·인하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직급별 모임 또는 연락을 통해 가격을 합의했다. 대표급·본부장급 모임에서 개략적인 가격 인상 방안을 합의하면 영업임원이나 팀장급이 최대 월 9차례 모임을 갖고 가격변경 시기·폭, 거래처별 협의 시기 등 세부안을 논의했다. 이런 합의를 기초로 이들은 전체 거래처에 가격 변경 계획을 통지하고, 필요한 경우 협상을 진행했다. 가령 A 음료회사는 CJ제일제당, B 과자회사는 삼양사, C 음료회사는 대한제당이 맡는 등 점유율이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주도하고 수시로 협상 경과를 공유했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제당사들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으며, 반대로 수요처들은 가격인상 압박을 받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식료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담합으로 올린 관련 매출액은 3조2884억원에 달한다.

 

제당 3사는 2007년 비슷한 혐의로 제재를 받았는데 이번에 다시 적발됐다. 특히 2024년 3월 공정위가 조사를 개시한 이후에도 1년 이상 담합을 유지하며 공정위 조사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심을 모았던 가격 재결정명령은 부과되지 않았다. 가격 재결정명령은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가격남용 행위를 한 경우, 해당 사업자에게 가격을 인하하도록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공정위는 제당사들이 2025년 7·11월, 올해 1월 독자적으로 설탕 가격을 인하한 점을 고려해 가격 재결정명령은 내리지 않기로 했다. 다만, 향후 3년간 설탕 가격의 변경 현황을 연 2회 공정위에 서면 보고하도록 하는 가격 변경 내역 보고명령을 내렸다.

 

CJ제일제당은 “고객과 소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한제당협회 탈퇴와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도입해 내부 처벌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삼양사도 “공정위의 조사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일부 영업 관행과 내부 관리 체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재발 방지와 준법 체계 강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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