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부 2인자 장유샤의 낙마
맥락은 여전히 설명되지 않아
새로운 ‘설’ 언제든 나올 수 있어
장유샤는 한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실각설’을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축이었다. 늘 그렇듯 실각설은 막연한 추측으로 시작하지만 ‘군부’, ‘암투’ 같은 말들이 등장하며 대중의 흥미를 얻게 된다. 그리고 군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이름이 ‘군부 2인자’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었다.
시진핑 실각설은 지난해 해외 중화권 매체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계기는 시 주석 측근인 장성들과 고위 관리들의 잇따른 숙청이었다. 친강 전 외교부장과 리상푸·웨이펑허 전 국방부장에 이어 군 서열 3위였던 허웨이둥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5위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원회 주임 등이 낙마했다. 이들은 모두 시 주석이 직접 요직에 기용했던 인물들이다.
이 과정에서 실각설은 점차 구체적인 시나리오로 확장됐다. 일부 해외 매체와 반중 성향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장유샤가 군권을 장악하고 북부·중부·남부전구를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기갑부대가 베이징을 포위하고 있어 시 주석이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내용도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후진타오, 원자바오 등 은퇴한 지도자들이 배후에서 움직인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덧붙여졌다. 이런 주장들은 익명의 ‘중국 소식통’을 인용한 일방적인 것으로, 실각‘설’이 현실이 되기를 원하는 쪽의 바람인 듯했다. 여기에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까지 더해지면서 실각설은 마치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는 명제를 입증하기 위한 인디언식 기우제처럼 번져갔다.
장유샤가 이런 서사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이력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혁명 원로 가문 출신으로 시 주석과 같은 ‘훙얼다이’(혁명 원로 자제 그룹)에 속한다. 그의 부친 장중쉰은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과 산시(陝西)성 동향이자 혁명전쟁 시기 전우였다.
그는 2017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올랐고,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2022년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에는 제1부주석으로 승진했다. 풍부한 실전 경험과 정치적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런 장유샤의 위상은 실각설이 단순한 소문에 그치지 않도록 만들었다. 시진핑 체제 들어 군부는 대대적인 반부패 숙청의 무대가 돼 전직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들이 잇따라 낙마했지만 장유샤는 그 숙청의 파고를 넘겼다.
류전리 역시 시 주석이 발탁해 키운 인물이다. 말단 병사에서 출발해 연합참모부 참모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2023년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선출됐다.
특히 장유샤와 류전리는 현역 장성 가운데 드문 ‘참전용사’이기도 했다. 장유샤는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 중대장으로 참전했고, 류전리는 1986년 중국·베트남 접경 라오산전투에서 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장유샤의 실각을 공식적으로 공개하면서 그를 매개로 확장돼 온 실각설 시나리오는 무너졌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25일 사설에서 “장유샤와 류전리는 당과 군대의 고급 간부로서 당 중앙과 중앙군사위의 신임을 심각하게 저버리고, 군사위 주석책임제를 심각하게 유린·파괴했다”며 “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 영도에 영향을 주고 당의 집권 기초를 훼손하는 정치·부패 문제를 심각하게 조장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낙마로 현재 중앙군사위는 정원 7명 가운데 시 주석과 지난해 부주석으로 승진한 장성민 2명만 남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2년간 50명 이상의 고위 군 장교와 방위산업체 임원이 조사받거나 해임됐다며 이는 마오쩌둥 집권기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장유샤를 둘러싼 시진핑 실각설은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정치의 불투명성이 조금이나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실각설이 무성하던 와중에 전혀 다른 결론이 불시에 공개됐다는 점 자체가 중국 정치의 ‘죽의 장막’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방군보 사설에서 통상 낙마의 이유로 꼽는 부패 대신 ‘군사위 주석책임제 유린·파괴’를 주된 이유로 들었다는 점은 실제로 물밑에서 권력투쟁이 있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련의 사태가 마무리되는 듯하지만 맥락이 여전히 설명되지 않았고, 장막이 그대로인 한 새로운 ‘설’은 언제건 다시 등장할지 모른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미국의 WHO 탈퇴](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5/128/20260125510219.jpg
)
![[특파원리포트] 걷히지 않은 ‘죽의 장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5/128/20260125510206.jpg
)
![[이삼식칼럼] ‘수도권 인구 분산’ 50년 실험, 왜 실패했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5/128/20260125510172.jpg
)
![[심호섭의전쟁이야기] 강한 군대는 왜 공화국을 지키지 못했을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5/128/20260125510133.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