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국제전화 차단… 피해 더 클 듯
일각, 2000명 이상 사망 가능성 제기
트럼프 “준비 완료… 이란 아픈 곳 타격”
美정부, 대규모 공습 등 시나리오 검토
이란과 갈등 겪은 이스라엘 ‘경계 태세’
이란 대통령 “美·이스라엘이 혼란 조장”
경제난 타개를 요구하며 지난해 말 시작된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격화하면서 사망자가 2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시위 진압 중 민간인이 사망하면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습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 기반한 단체 이란인권(IHR)은 이날까지 파악된 사망자가 최소 192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이 단체가 9일 발표한 51명에서 이틀 만에 약 4배로 뛴 수치다. 하루전 미국 인권단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는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의 사망자가 최소 116명에 이르고, 시위로 인해 구금된 사람은 2600명이 넘는다고 전한바 있다.
지난 3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강경 대응 시사 이후 시시각각으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 CNN방송은 현지 언론과 병원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시위 현장에서 보안군의 유혈 진압으로 사망자가 나오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시신들이 서로 겹쳐 쌓여 있는 모습”도 목격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번 시위에 대해 “폭도와 대화하는 것은 이득이 없다”면서 강경 진압을 지시했고, 이후 시위 가담자에 사형을 포함한 중형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가 이란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중이다. 그럼에도 “하메네이에 죽음을” 등 극단적인 반정부 구호까지 나오며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당국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란 국영 TV는 보안군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가 지난 8일부터 국제전화·인터넷을 전면 차단하고 외부와의 소통을 막고 있어 실제 피해 상황은 더 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IHR은 “확인되지 일부 소식통은 20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나타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0일 엑스(X)에 “유럽은 이란 시민들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적었다. 전날은 영국·프랑스·독일 정상이 공동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하면서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 집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이란 개입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어쩌면 과거 어느 때보다 자유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은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 전 백악관 행사에서도 이란 정부가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하면 미국이 개입해 “이란이 아픈 곳을 매우 세게 때리겠다”고 군사력 동원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대통령의 공언을 실제로 행동으로 이행해야 하게 될 경우에 대비해 예비적 단계의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논의 중인 선택지에는 이란 군사 표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습도 포함돼 있다고 한 당국자는 전했다. 다만, 다른 당국자는 이 논의가 통상적 계획 수립의 일환이라면서 이란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공습 가능성이 커지자 지난해 이란과 갈등을 겪었던 이스라엘도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1일 대국민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혼란과 무질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소수의 폭도들이 사회 전체를 파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우리의 더 중요한 의무”라며 더 강도높은 시위 진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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