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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빅테크의 군사작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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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06 23:00:32 수정 : 2026-01-06 23:00:30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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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인터넷 위성 스타링크(Starlink)가 군 지휘·통제와 드론 운용의 핵심 인프라로 작동했다. 군사 통신 주권이 국가에서 민간으로 이동한 케이스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민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드론 영상과 감시 데이터를 분석하고 표적을 자동 추천하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인간 대신 AI 알고리즘이 전투 판단의 속도와 방향을 사실상 규정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작지 않다. 카다피 정권 붕괴 이후 벌어진 2차 리비아 내전에서는 인간의 직접 명령 없이 목표를 추적·공격하는 자율 드론이 실전에 투입된 것으로 보고됐다. 상용 AI와 센서 기술이 결합한 이 무기는 ‘누가 방아쇠를 당겼는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미 국방부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방대한 작전 데이터를 저장·분석한다. 군사작전이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게 되면서 이제 전쟁은 무기체계가 아닌 디지털 인프라의 안정성에 좌우되는 구조로 변모했다. 페이스북, X, 유튜브 등 플랫폼은 분쟁 지역에서 선전전·심리전·여론전의 주 무대가 되었다. 플랫폼 기업이 보이지 않는 전쟁 행위자로 떠오르면서 현대전은 총과 미사일의 싸움이 아니라 빅테크 플랫폼의 통제 및 활용 경쟁으로 바뀌었다.

지난 3일 미군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급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광석화처럼 체포하는 과정에서도 첨단기술이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이번 작전은 미 특수부대의 전투력과 첨단무기, 정보력에 팔란티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의 첨단기술이 더해져 이뤄낸 성과였다. 우크라이나에 이어 세계 최고 기술의 테스트베드였던 셈이다.

전쟁을 하느냐 마느냐는 인간의 선택이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군사작전은 위성, AI,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술 인프라 위에서 수행된다. 이 인프라의 상당 부분은 국가가 아닌 빅테크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군사작전의 주도권이 국가에서 플랫폼으로 넘어갈 날도 멀지 않았다. 누가 전쟁을 가능하게 하며,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에 대한 혼란이 없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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