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될 예정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북 새만금 간척지 등지로 이전하자는 주장이 정치권·지방자치단체·학계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그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윤석열 내란을 끝내는 길은 용인 반도체 삼성전자의 전북 이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내란은 전북의 미래를 파괴한 폭거였다”며 “수도권 이기주의에 맞서 삼성전자 이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했다. 국가 산업 경쟁력을 위한 백년대계마저 정치논리로 재단하려는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전북 완주·진안·무주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안 의원은 6·3지방선거에서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내란과 반도체 클러스터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건지 묻고 싶다. 정부가 혼란을 부추기는 것도 볼썽사납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K 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 달라”고 했다. 그러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까지 나서 “전기가 생산되는 곳으로 기업이 가야 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예상 전력 사용량은 원전 16기 분량인 16기가와트(GW)에 달한다. 반도체 산단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다. 전력 생산이 들쭉날쭉한 재생에너지는 안정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1000조원이 투입돼 설계부터 준공까지 최소 8년 이상 걸리는 지난한 작업이다. SK 일반산단(600조원)은 팹 건축에 돌입했고, 삼성 주도의 국가산단(360조원)은 산단 지정과 토지수용 절차에 돌입한 불가역적 사업이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국가의 명운이 걸린 사업을 지역균형 논리를 동원해 판을 엎겠다는 건 억지다.
무엇보다 용인이 반도체 클러스터로 선택받은 것은 수십년간 쌓아온 고급 인력의 기술력과 경부·중부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얽힌 수천개 협력사의 유기적 생태계 때문이다. 반도체는 막대한 국부를 창출하는 산업이자 국가 안보와도 직결돼 있다. 전력·용수·공급망이 동시에 맞물려 돌아가도 시원찮을 판에 실험 대상으로 삼아서야 되겠는가. 정치인의 포퓰리즘에 휘둘릴 시간에 송전망 건설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줄일지를 고민하는 게 맞다. “반도체는 ‘정치’로 짓는 게 아니라 ‘과학’으로 짓는 것”이라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말이 백번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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