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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선] 마두로 축출을 통해 본 美 국가안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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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06 22:59:58 수정 : 2026-01-06 22: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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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앞마당 대한 압도적 지배력 복원 선언
무력 의한 현상 변경, 대만도 영향 가능성

충격적이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순식간에 미국으로 압송했기 때문이다. ‘명확한 결의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에 항공기 150대와 육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포스가 참여했다. 항공기는 베네수엘라의 방공망, 레이더 시설, 공군 기지 등을 무력화시켰다. 델타포스는 잠자리를 옮겨가며 군사기지에 잠들어 있던 마두로의 침실을 급습했다. 벙커로 피하기도 전에 마두로에게 수갑을 채웠다. 외과수술식 공격(surgical strike)과 참수작전의 결합이었다.

미국의 마두로 체포 명분은 마약 테러 공모, 코카인 수입 공모 등 4가지 혐의였다. 마두로가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마약 밀매조직의 수장이기에 그를 체포해서 미국 법정에 세워 마약 테러리즘(Narco-Terrorism)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으로 밀매되는 마약의 양을 따지자면 멕시코, 중국, 콜롬비아가 베네수엘라보다 더 많다. 그런데도 베네수엘라가 타깃이 되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명분 뒤에 감춰진 속셈은 따로 있다. 작은 속셈은 베네수엘라의 원유가 탐난 것이고, 중간 속셈은 미국의 앞마당인 베네수엘라에 깃발을 꽂고 있는 중국이 못마땅한 것이다. 가장 큰 속셈은 남북 아메리카 대륙에 어떤 나라도 경제·군사적으로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미국이 배타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마두로 압송은 닭을 잡아 원숭이를 경계한다는 살계경후(殺鷄儆?)의 경고였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집권기인 2007년 석유 국유화를 내세우면서 엑슨모빌 등 미국의 석유 거물 기업들의 자산을 몰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을 되찾아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관리하겠다고 했다. 원유 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관리할 수 있다면 자신이 내세운 에너지 패권국이 될 수 있고 석유값 하향 안정으로 미국의 물가 인상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남미에 손을 뻗치는 것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를 중남미 일대일로의 핵심 거점으로 설정하고 600억달러에 달하는 차관을 제공했다. 베네수엘라는 차관 상환 대신에 중국에 석유를 제공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의 약 80%가 중국으로 간다. 미국의 석유기업을 강탈한 베네수엘라가 미국으로 석유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중국으로 보내고 있으니 미국으로선 기가 찰 노릇이었다.

미국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미국은 작년 12월 초에 트럼프 2기의 국가안보전략(NSS)이라는 큰 그림을 발표했다. 트럼프 코럴러리(Trump Corollary)가 대외정책의 핵심 지침이었다. 트럼프 코럴러리란 19세기 미국의 외교 원칙인 먼로주의(Monroe Doctrine)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확장하여, 미국 앞마당에 대한 미국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복원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언론에서는 이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과 먼로주의를 합성한 돈로주의(Donroe Doctrine)라고 한다. 먼로주의가 외부의 간섭을 막는 방어적 성격이었다면, 돈로주의는 훨씬 개입적인 공세주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마두로의 압송은 돈로주의가 현실세계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자신감이 붙은 백악관은 게시판에 ‘까불면 죽는다’는 ‘FAFO’라는 속어까지 등장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FAFO의 대상으로 쿠바와 콜롬비아를 언급하기도 했다. 남미의 좌파 친중 정권들이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때만 해도 이를 제국주의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러나 미국의 마두로 축출과 미국의 큰 그림인 돈로주의를 보면서 제국주의의 망령이 떠올랐다. 제국주의의 폐해를 막고자 인류가 지혜를 모았던 국제법과 규범들이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다. 그 틈에 힘이 규범과 정의를 빠르게 대체해 나가면서 정글의 법칙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동아시아에서는 어떤 힘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은 유럽과 남미를 넘어 동아시아로 전이될 수도 있다. 전광석화 같았던 미국의 작전에 놀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중국과 대만이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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