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와 악연’ 트럼프, 아직 애도 메시지 한 줄 안 내
최근 84세를 일기로 별세한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 장례식에 조지 W 부시 그리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참석한다. 체니가 같은 공화당 소속의 정계 원로인데도 애도 메시지 한 줄 내놓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체니의 장례식은 20일 수도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엄수된다. 체니가 부통령이던 시절(2001년 1월∼2009년 1월) 대통령을 지낸 부시는 진작 장례식 참석을 확정지었다. 그리고 체니의 뒤를 이어 2009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을 역임한 바이든 역시 장례식에 함께할 예정이다.
부시는 공화당, 바이든은 민주당 출신의 전직 대통령인 만큼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미국에서 체니 장례식을 계기로 모처럼 두 정당이 초당적으로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할 전망이다. 특히 체니와 바이든 두 사람은 오랜 기간 미국의 대외 정책 등을 놓고 격렬히 다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01년 9·11 참사를 계기로 미국이 뛰어든 ‘테러와의 전쟁’과 그 일환으로 단행된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침공 등이 대표적이다.
체니의 타계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바이든은 추모 성명에서 “우리는 많은 분야에서 서로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둘의 견해차를 솔직히 인정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체니)도 나(바이든)처럼 가족이 모든 것이라는 점을 믿었다”는 말로 고인을 애도했다. 바이든은 체니의 부인 린 체니(84) 등 유족을 위로하는 것으로 성명을 끝맺었다.
반면 트럼프는 체니 별세 후 보름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백악관은 조기(弔旗)를 게양하는 것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긴 했으나, 이것이 트럼프의 지시에 따른 조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P는 트럼프가 체니 장례식에 참석할 것인지 여부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체니는 공화당원이지만 2024년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다. 대신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란 뜻을 공공연히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는 체니를 ‘리노’(RINO: 무늬만 공화당원)라고 부르며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체니의 딸이자 정치적 후계자인 리즈 체니(59) 전 하원의원과도 악연이다. 리즈는 공화당 소속임에도 트럼프 비판에 앞장서왔다. 특히 트럼프가 2020년 11월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이듬해인 2021년 1월 6일 지지자들을 선동해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하도록 한 1·6 사태 이후로 리즈는 트럼프와 완전히 결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합심해 하원의 트럼프 탄핵소추를 주도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올해 초 퇴임 직전 리즈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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