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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내년 6월 유권자들에 질문 던지다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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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9 13:00:38 수정 : 2025-11-09 13:00:35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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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4년 만에 샌델과 대화…“평화는 손실 아닌 이익” 접점
국내 판권·인세만 20억…‘정의 열풍’ 샌델 교수, DMZ 포럼 참여
김동연 “샌델, 미국 등 민주주의 국가들이 한국 배워야” 대화 소개
각종 부조리 잇따르는 지방 정치…내년 6월 정치인 ‘역할’ 판단해야

‘정의’(正義)란 무엇일까요.

 

마이클 샌델(72) 하버드대 교수(정치학)가 집필한 동명의 저서(2009년)는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출판사들에 따르면 추정 국내 판매 부수만 200만부 이상입니다. 그동안 출판사들이 샌델 교수에게 지급한 계약금과 인세는 2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오른쪽)가 지난 3일 소노캄 고양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5 DMZ OPEN 에코피스포럼’에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대화하며 걷고 있다. 경기도 제공

그런데 이 책은 사실 정의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얼마나 규정하기 어려운 개념인지 말해주는 책입니다. 국내에선 일찌감치 정의 열풍을 일으키며 다양한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올해 9월 이재명 대통령은 샌델 교수와 만나 의견을 나눴습니다. 2021년 12월, 20대 대선 후보 시절 이후 약 4년 만입니다. 이 자리에선 급변하는 대립이 격화하는 국내외 정세, 양극화 등을 주제로 대화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정의를 담론으로 대화를 이어가며 “평화는 손실이 아닌 이익”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 규정 어려운 ‘정의’ 개념…“불법 계엄 이후 한국이 보여준 역동성에 주목”

 

그동안 국내에선 정의를 둘러싼 적잖은 논쟁이 이어졌습니다. 국내 MZ세대들이 기성 정치권에 남다른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는 계기가 됐죠. 젊은 세대는 각종 입시 특혜, 사법특권 등의 뉴스를 접하며, 30·40대와는 다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조국 사태’의 빌미가 된 것도 입시와 그 과정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김영사 제공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샌델 교수의 책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했을 것이라 봅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2012), ‘공정하다는 착각’(2020)을 통해 불평등 심화의 원인을 살펴봅니다. 하버드대 수업 ‘정의’는 인터넷을 매개로 무료로 공개돼 전 세계에서 4000만명 이상 시청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올해 ‘베르그루엔 철학 및 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샌델 교수를 두고 비영리 싱크탱크인 베르그루엔 연구소는 “사회와 공적 담론 속에서 도덕, 존엄, 공공선의 의미를 탐구한 영향력과 범위는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2025 DMZ OPEN 에코피스포럼’에 참석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왼쪽부터)와 김동연 지사,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 경기도 제공

샌델 교수는 지난 3일 열린 ‘2025 DMZ OPEN 에코피스포럼’에도 참석해 강연과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경기도가 마련한 이 행사의 기조 대담에선 샌델 교수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에코과학), 김동연 지사가 자유토론에 나서기도 했죠.

 

샌델 교수는 “청년들이 새로운 생태 윤리를 구축하는 데 있어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래 세대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냥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계속 자극하고 독려하고 고민을 하게 해야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 교수도 “우리 사회가 요즘 젊은 세대를 ‘MZ’라 부르면서 이기적이라고 못마땅해하지만 관찰해보면 가장 정의감에 불타는 세대인 것 같다”고 화답했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해 말 대한민국이 불법 계엄에 당면했을 때 젊은 세대들은 즐겁게 축제하듯이 나서 계엄을 종식했다”며 “환경 문제나 DMZ 문제, 정의 문제도 해야 할 일이라는 (의무감의) 단계를 넘어 즐거운 마음으로 기쁘게 하는 단계가 젊은 세대로 인해 만들어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9월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국내 정치 ‘시끌시끌’…내년 지방선거 기다리는 이유

 

김 지사는 행사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샌델 교수가)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이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둘이 나눈 이야기라는 전제를 달고, 한국이 보여준 역동성에 샌델 교수가 긍정적 평가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대규모 행사장이었기에 어느 정도 더 깊은 대화가 오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세계 정치 상황과 한국의 대응, 젊은 세대를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의 내용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다소 표피적, 피상적 대화일지라도 샌델 교수가 일단 한국의 상황을 긍정하는 건 고무적 일입니다.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를 두고 다시 여야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판단을 두고 극심한 이견을 드러내며 당분간 정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 1400만의 경기도 역시 시장·도의원 등을 둘러싼 각종 뇌물수수 의혹이 줄을 이으며 시끄럽습니다. 

 

지방선거가 내년 6월로 다가왔습니다. 정치인들의 역할에 관한 유권자들의 표심도 ‘정의롭게’ 표현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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