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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컷오프 딛고 당대표로 우뚝… 민주당 새 얼굴 정청래 “당원들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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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02 18:35:11 수정 : 2025-08-02 18:35:10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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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들의 선택은 정청래였다. 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당원대회에서 4선의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을)이 이재명정부 첫 당대표로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직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4년 정계에 입문한 정 신임 당대표는 20년 넘는 정치 여정 속에서 개혁 성향을 유감없이 드러내 왔다. 강성한 발언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때론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섰고, 컷오프(공천 배제) 시련도 있었지만 그는 매번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탄핵 정국, 법제사법위원장으로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서며 당심을 끌어당겼고, 마침내 당의 얼굴이 됐다. 강경 노선으로 당대표직을 거머쥐었지만, ‘당·정·대 원팀’과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여야 협치’는 향후 그가 풀어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이번 당대표 경선에서 ‘강력한 개혁 리더십’을 천명한 정 대표의 강경파 이미지는 1980년대 학생 운동권 시절 시작됐다. 그는 건국대 재학 시절 전국대학생협의회(전대협) 산하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에서 활동하며, 1989년 주한 미국 대사관저 점거 및 방화 미수 사건으로 서울구치소에서 2년 동안 복역했다. 이후 그는 서울 마포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서 활동했고, 2004년 1월 정동영 의원이 열린우리당 의장(당대표)에 오르면서 당 청년대표 중앙위원직을 맡아 정치에 본격 입문했다.

 

‘원조 친노’로 정치를 시작한 정 대표는 정계 입문 후 거침없는 언사로 ‘막말 논란’에 종종 휩싸였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당내 친노(친노무현) 신주류 세력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고,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에서 당선되고 나선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한 비문재인계 세력과 공개 설전도 불사했다.

 

잦은 논란과 고난에도 그는 굴하지 않았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강용석 후보에 패배하며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19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서 재당선돼 국회로 돌아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시절엔 이른바 ‘공갈 발언’ 등 논란의 중심에 서며 당내 분열 조장으로 당직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고, 2016년 총선 땐 컷오프됐다. 당시 그는 “당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다시 마포을 주민들의 선택을 받으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되며 4선 중진으로 거듭났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로부터 받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때부터 정 대표는 ‘이재명 지킴이’를 자처하며 친이재명계로 적극 변모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자서전 ‘인간 이재명’의 독서 후기로 “이재명은 대통령이 될 실력과 자격이 있다”이 있다고 적으며 “흐느끼며 읽었다”고 적기도 했다. 2023년 9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찬성투표를 한 같은 당 의원들에 대한 색출·보복을 암시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이 대통령의 당시 당대표 연임을 공개 지지하며 ‘또대명’(또 당대표는 이재명) 흐름을 주도하기도 했다.

 

‘친명(정청래)vs친명(박찬대)’ 전장이 된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정 대표는 기존과 같이 강경한 개혁 노선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정 대표의 강경파 노선은 역사가 깊다. 17대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선 정 대표는 19대 국회에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24일간 단식 농성을 하기도 했다. 21대 국회에서도 검찰·언론 개혁의 선봉장으로 나섰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선 국회 법사위원장과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으며 대여 공세 최전선에 섰다. “윤석열은 사형을 당할 것”, “내란 정당 국민의힘” 등 정 대표의 강경한 발언은 당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경선 기간에도 그는 “내란세력과 협치 불가”, “위헌정당 해산”, “추석 전 검찰개혁 완수” 등 선명성 경쟁에 나서며 당심에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신임 당대표가 2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박찬대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력한 개혁 당대표’를 내세운 정 대표의 전략은 성공했다. 그는 이날 박찬대 후보와의 경쟁에서 61.74%의 최종 득표율을 거두며 당대표직을 거머쥐었다. 대의원 투표에선 46.91%(6142표)의 지지율로 박 후보에게 뒤졌지만, 권리당원 투표(66.48%·42만847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60.46%)에선 압승을 거뒀다.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지만,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당·정·대 원팀 기조 속에서 대통령실과 원활한 소통은 필수적이며, 신속한 민생 입법 처리를 위한 여야 협치도 불가피하다. 전당대회 기간 격화된 경쟁으로 분화된 당심도 다시 하나로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저의 당대표 당선은 당원주권시대를 열망하는 민주당 주인이신 당원들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박찬대를 찍었든 정청래를 찍었든 우리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이고 우리는 하나”라며 “당직은 실사구시형 탕평인사를 할 것”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끝난 즉시 지금 바로 검찰·언론·사법 개혁 TF(태스크포스)를 가동시키겠다”며 “프랑스 공화국이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듯, 대한민국도 내란범죄자들을 철저히 처벌함으로써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개혁 의지를 다졌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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