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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철수 혁신위’ 좌초, 마지막 쇄신 기회 걷어찬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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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07 23:01:02 수정 : 2025-07-07 2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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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비대위, 인적쇄신안 놓고 파국
기득권 사수·당권 경쟁 급급하면
여당 절반인 지지율 더 떨어질 것

국민의힘 ‘안철수 혁신위’가 어제 공식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안철수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갈등을 빚은 끝에 좌초했다. 안 의원은 “최소한의 인적 쇄신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판단 아래 비대위와 수차례 협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혁신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사망 직전 코마(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당을 반드시 살려내겠다”며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지 닷새 만이다. 대선 패배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하나 변경하지 못한 채 지리멸렬했던 국민의힘이 마지막 쇄신 기회마저 걷어차는 모습을 보이니 한심하다.

안 의원은 인적 쇄신과 관련해 ‘지난 대선 기간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었던’ 인사에 대해 탈당에 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기간 후보 교체 파문을 일으켰던 친윤석열계 중진 의원 2명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쇄신의 메스를 잡은 혁신위원장이 이 정도의 인적 쇄신책을 제안한 것은 그리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지난 정부에서 호가호위했던 친윤 중진들은 누가 요구하기에 앞서 자발적으로 물러서는 게 최소한의 도리다. 그런데도 현 지도부가 보수 위기를 초래한 인사들을 감싸고 도는 것은 지도부가 친윤 성향의 구주류인 상황과 무관치 않다.

안 의원은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고 당 쇄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안 의원의 돌연한 입장 변화는 당혹스럽다.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당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주도 세력을 교체하는 쇄신이다. 지도부와 이견이 있다고 해서 혁신위원장 책무를 헌신짝 버리듯 하나. 그러면서 당권을 잡으면 쇄신하겠다고 하니 보수 혁신을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어제 공개된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28.8%)는 더불어민주당(53.8%)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 지경인데도 당 지도부는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하고 당권 주자들은 쇄신을 당권 투쟁의 연료로만 활용하려 한다. 국민이 냉소하는 내홍의 늪에서 계속 허우적거리면 지금 지지율도 바닥이 아닐 것이다. 건강한 야당이 있어야 집권 세력이 경계하고 절제한다. 보수를 바로 세우는 일은 궁극적으로 한국 정치를 정상화하고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정신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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