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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대선 향해 활 시위 당기는 ‘이재명의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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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08 19:57:15 수정 : 2025-02-08 19: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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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밑그림 그릴 정책 소통 플랫폼 출범
집권플랜본부는 李 강조한 ‘성장’에 초점
文청와대 출신 김현종 외교·안보 보좌관에
‘비명계’ 홍성국 최고위원 지명… 통합 도모
복당 허용된 김경수 어떤 변수 될지 이목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조기대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조기대선을 입에 올리기조차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지만 물밑에서는 조기대선을 겨냥한 조직 정비와 정책 과제 구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 소통 플랫폼 ‘모두의질문Q’를 출범했다. 출범식에는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소통플랫폼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격려사를 통해 “국민의 에너지가 일상적으로 정치에 작동할 수 있게 만드는 첫 출발이 ‘모두의질문Q’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광장’의 에너지가 정치에 직접 반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국민이 직접 지배하는 나라로 최대한 바꿔야 하고 직접민주주의가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라며 “국민의 집단지성이 실제로 정치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李가 강조한 성장·녹서 등… ‘코드’ 맞춘 조직 속속

 

모두의질문Q를 통해 모인 질문들은 ‘녹서(綠書)’ 형태로 발간돼 향후 조기대선에 활용될 전망이다. 우선은 다음 달 말까지 각계각층의 질문과 의견을 취합한다.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장인 박태웅 모두의질문Q 대표는 “(모두의질문Q는) 대선 조직은 아니다”라면서도 “민주당이 해야 할 일로 승계될 것이란 것은 분명하다. 단순히 대선 공약에 한정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격려사에서 여러 차례 녹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녹서는 정책 제안을 의논하고 심의하기 위해 작성하는 임시적이고 자문적인 성격의 문서를 의미한다. 이 대표는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 녹서를 받았던 일을 언급하며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민의 민원을 없애는 방법으로서 녹서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 집단지성을 정치에 반영하는 방법 중 하나로 녹서 작업을 지목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소통플랫폼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아직까지 조기대선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거나 준비 작업을 표면화하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날 출범한 모두의질문Q가 사실상 당 대선 공약의 밑그림 그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전날 활동을 재개한 ‘집권플랜본부’도 이 대표가 최근 내세우고 있는 ‘성장’ 기조에 발맞춘 메시지와 함께 재가동을 시작했다. 

 

집권플랜본부장을 맡은 김민석 의원은 전날 열린 신년세미나에서 “성장과 분배, 성장과 복지의 관계가 아닌 성장 그 자체의 회복을 위한 전략의 구체적 검토를 하겠다”며 “민주당이 발전시켜온 격차해소, 공정, 포용, 복지, 분배의 문제의식은 당연히 지속되고 유효하고 심화돼야 하며 ‘더 큰 틀’에서 종합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정책위원회도 조기대선 대비 공약 발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준 정책위의장 지시로 상임위별 전문위원과 당직자·보좌진 등이 조기대선 공약 발굴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외교안보 보좌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열린 임명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 뉴스1

◆비명·친문 포용… 김경수 복당, 변수 될까

 

조직 정비 및 공약 발굴 작업과 함께 이 대표는 조기대선을 겨냥한 듯한 인선도 선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문재인정부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청와대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등을 지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을 외교·안보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김 전 차장은 지난 2021년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국제통상특보단장을 맡기도 했다.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외교안보 보좌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열린 임명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 뉴시스

‘비명(비이재명)계’이자 민주당의 경제통으로 꼽히는 홍성국 전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 지명 후 처음 회의에 참석했다. 홍 전 의원은 마찬가지로 비명계인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주도한 ‘일곱번째나라LAB’ 싱크탱크에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 대표가 홍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한 것은 조기대선을 의식해 당 내부의 통합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민주당 복당이 허용되며 김 전 지사 복당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최고위 회의에 7명의 복당 심사 결과가 보고됐는데 김 전 지사도 복당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최근 당적지인 민주당 경남도당에 복당을 신청한 바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뉴스1

‘친문(친문재인)계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가 복당하면서 만일 조기대선이 열릴 경우 그가 주자로 나설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 전 지사가 조기대선 도전에 나설 경우 ‘비명(비이재명)계’ 세력을 결집해 현재의 이 대표 위주 당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김 전 지사는 SNS에 글을 올려 “오늘 저는 제 정치적 고향,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새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저의 복당이 우리 당이 ‘더 큰 민주당’으로 가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대표는 이에 화답해 복당 환영과 포용의 메시지를 냈다. 이 대표는 SNS 글을 통해 “김 전 지사의 복당을 환영한다. 그간 여러모로 수고 많으셨다”며 “더 나은 세상 함께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지사의 당을 위한 애정, 국민과 나라를 위한 충정을 이해한다”며 “‘더 큰 민주당’을 위해 저도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이날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총회에서 ‘2025년 정세 전망과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특강도 진행하며 앞으로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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