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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왕좌' 탈환 올인…파운드리 꿈은 잠시 옆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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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22 08:51:01 수정 : 2024-12-22 08: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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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운드리 투자 축소…상무부 보조금 64억불→47억불 축소
메모리 집중 전략 가속화…'HBM4서 반드시 승기' 결기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으로 직장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4.12.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집중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에 이어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까지 줄이며 메모리사업부에 힘을 싣고 있다. 내년에 반드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분야에서 승기를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녹아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임하는 전영현 부문장(부회장)을 필두로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제고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美 파운드리도 투자 축소…메모리 경쟁력 '올인'

 

삼성전자는 내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임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전 부회장이 직을 걸고 뒤처진 메모리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힘을 주던 파운드리 사업 투자까지 축소해 전 부회장을 지원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이 회장이 "사업 성장을 갈망한다"고 밝힐 정도로 각별하게 챙기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시황과 효율성을 고려해 파운드리 투자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이어 미국 파운드리 투자 규모도 계획보다 줄였다.

 

미 상무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에 47억4500만 달러(약 6조8800억 원)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다.

 

애초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 상무부와 예비거래각서(PMT) 체결 당시 텍사스주에 450억 달러 규모 투자를 발표한 바 있는데 이를 370억 달러로 줄였다. 이에 따라 보조금 규모도 64억 달러에서 47억 4500만 달러로 25.9% 줄었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지을 예정인 파운드리 공장은 2나노미터(nm·1nm=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 라인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빅테크가 몰려 있는 미국서 대만 TSMC와 전면전을 준비하기 위한 전초기지인 셈인데 이 투자를 축소한 것도 메모리에 집중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으로 해석된다.

 

보조금이 순차적으로 지급되는 만큼 향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투자 규모가 다시 늘어날 순 있지만 지금 당장은 메모리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메모리 사업부는 투자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에 활용할 6세대 10나노급 D램(1c) 양산을 위해 관련 생산 라인 건설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이 HBM4에 전 세대인 1b D램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차세대 D램을 먼저 적용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사업부에만 하반기 성과급을 기본급의 200%로 책정한 것도 관련 분야 인재에 대한 투자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성과급 제도상 지급률은 100%가 최대이지만 예외를 적용했다.

 

엔비디아 연내 공급 무산…HBM4서 승부수 띄워야

 

올해 반도체 시황이 회복되면서 메모리 업계에는 훈풍이 돌았지만 삼성전자에게는 웃지 못할 한해가 됐다.

 

반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한 AI 메모리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어주며 수혜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막대한 메모리 생산능력으로 상반기 8조 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3분기에 들어와서는 영업이익이 3조 8600억 원에 그치며 SK하이닉스(7조 300억 원)에 추월당했다. 엔비디아의 HBM 제1공급사인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HBM에서 그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결과다.

 

애초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부터 엔비디아에 5세대 HBM(HBM3E)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품질 테스트가 지연되면서 결국 연내 공급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블랙웰에 탑재될 HBM3E 8단 및 12단을 모두 공급하고 있고, 마이크론도 HBM3E 8단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에 납품을 시작한다고 해도 큰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삼성전자에는 차세대 제품인 HBM4에서 승부를 보는 선택지만 남게 됐다. 범용 메모리 제품의 공급과잉과 이에 따른 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HBM 등 AI 데이터센터향 제품이 아니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약세를 예상하면서도 "HBM은 내년에도 여전히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1c D램 양산 준비에 집중하는 한편, HBM4 베이스 다이를 자사 파운드리가 아닌 TSMC에 맡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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