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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일국양제 모범생’ 마카오 띄우는 이유는 [차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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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22 06:33:36 수정 : 2024-12-22 06: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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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카오 중국 반환 25주년을 맞아 18∼20일 마카오를 방문했다. 5년 전 반환 20년 때도 시 주석은 마카오를 찾았는데, 그때와 지금 모두 “마카오의 성과와 진보는 일국양제 덕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모범생’인 마카오를 띄우며 진통을 겪었던 홍콩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연합뉴스

◆마카오 띄우는 관영매체… “일국양제 덕”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마카오 방문을 하루 앞둔 지난 17일 마카오의 중국화 성과를 담은 6000여자 분량 장편 기사 ‘태평성세 호우공(濠江·마카오의 다른 이름) 새로운 이야기’를 게재했다. 기사는 “과거 마카오는 산전수전을 겪고 고향에 돌아가기를 고대하는 방랑자였다”며 “25년 전 방랑자는 조국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왔고 마카오는 날마다 새로운 호우공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고 표현했다.

 

중국중앙(CC)TV 역시 5부작 다큐멘터리 ‘스물다섯 해 연꽃의 정’을 편성·방영했다. 연꽃은 마카오를 상징하는 꽃이다. ‘국가의 정’, ‘다원화의 길’, ‘행복의 맛’, ‘융합의 도시’, ‘미래의 문’ 등 다섯 편으로 이뤄진 이 다큐멘터리는 일국양제의 성공적인 실천을 다룬다.

 

400년 넘게 유럽의 식민지로 중국의 ‘아픈 손가락’이기도 했던 마카오가 일국양제에 힘입어 발전을 이룩했다는 것이다. 포르투갈은 1557년 명나라로부터 마카오반도를 특별거주지역으로 조차한 뒤 아시아 무역 전진기지로 개발했고 이곳을 통해 기독교와 서양 문명을 동양에 전파했다. 포르투갈은 1887년 중국과 우호통상조약을 체결해 마카오를 영구 할양받은 데 이어 1951년 해외령으로 정식 편입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뒤 중국은 1955년 포르투갈에 마카오 영토와 주권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포르투갈은 1979년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 뒤 1986년부터 마카오의 장래에 관한 협상을 시작했고, 이듬해 마카오 반환에 합의했다. 이후 영국의 홍콩 반환(1997년) 이후 2년 뒤인 1999년 12월20일 마카오 주권은 중국으로 반환됐다.

 

사진=AFP연합뉴스

◆카지노로 경제발전… 반중정서도 적어

 

마카오는 중국에 반환된 후 카지노 산업을 기반으로 눈에 띄는 경제적 발전을 이룩했다. 세계은행(WB) 데이터에 따르면 주권이 반환된 1999년 마카오 국내총생산(GDP)은 65억달러(약 9조3000억원)였는데 지난해에는 470억달러(67조5000억원)로 7배 넘게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엔 2018년에는 552억달러(79조3000억원)까지도 기록했다.

 

영국령 시절부터 금융 허브 역할을 한 홍콩의 경우 1997년 1774억달러(255조원)였던 GDP가 지난해 3821억달러(549조2000억원)로 2배 가량 커진 것과 비교하면 마카오의 빠른 발전이 더욱 체감된다.

 

마카오 경제 비중의 절반 이상은 카지노 산업이다.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을 합법화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덕에 중국 본토인들이 대거 몰리면서 마카오는 200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1위 카지노 도시가 됐다.

 

코로나 팬데믹에 중국 당국의 카지노 단속으로 도박 산업 전반이 타격을 입으면서 마카오의 실업률은 2022년 한때 4.3%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 행렬이 회복되면서 올해 들어 다시 1.7%의 완전 고용 수준으로 떨어진 점이 보여주듯 카지노는 마카오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카지노 수입은 마카오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정부 보조금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처럼 중국 의존도가 큰 만큼 마카오의 사회 분위기는 이따금 반(反)중국 정서를 표출해온 홍콩과는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홍콩에서는 큰 사회적 저항을 불러일으켰던 국가보안법 입법이 마카오에서는 별다른 마찰 없이 순조롭게 이뤄졌다.

 

사진=AFP연합뉴스

◆“마카오 일국양제 성공적… 홍콩도 기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언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마카오 방문 이틀째인 19일 마카오 정부가 주최한 환영 만찬 연설에서 “마카오 특색의 일국양제를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이어 지난 5년간 마카오가 경제발전, 민생복지, 국제적 영향력과 인지도 향상 등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것은 일국양제를 전면적이고 확실하게 관철했기 때문이라며 “일국양제라는 독특한 이점을 가지고 이미 견실한 발전 토대를 쌓았으며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을 갖췄다”고 치하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헝친 광둥·마카오 심화 협력구를 시찰할 때는 마카오와 헝친이 일국양제의 실천에 새로운 모범사례이자 웨강아오 대만구(광둥성·홍콩·마카오를 아우르는 지역) 건설과 국가의 수준 높은 대외개방을 실현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카오 과학기술대학에선 중국 본토와 마카오가 공동으로 개발해 지난해 5월 발사한 첫번째 위성 ‘마카오 과학 1호’의 연구자와 학생 대표를 만나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카오와 본토 간 첨단 기술협력의 성공적 사례라고 언급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어 20일 취임한 삼호우파이(岑浩輝) 신임 행정장관, 호얏셍(賀一誠) 전임 행정장관을 비롯한 마카오 행정·입법·사법기관 책임자와 만나서도 “마카오에서 일국양제 실천이 거대한 성공을 거뒀다”고 높이 평가했다.

 

마카오에 대한 이 같은 격려는 또다른 특별행정구인 홍콩에 대한 메시지로 이어졌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마카오 반환 25주년 행사 참석차 마카오를 찾은 존 리 홍콩 행정장관과 만나 일국양제 실천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며 “홍콩과 마카오는 더 큰 성과를 보이고 더 나은 발전을 이루며 서로 배우고 본보기로 삼아 더 빛나는 전망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홍콩에 대한 국가의 기대가 매우 높다”며 “리 장관과 홍콩 정부가 믿음직하게 정치를 시행하고 경제와 발전에 최선을 다해 홍콩의 새로운 영광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차이나우는 ‘중국’(차이나·China)과 ‘지금’(나우·Now)을 합친 제목입니다. 현지에서 중국의 최신 소식을 생생하고 심도있게 전하겠습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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