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정부 구매 카드를 자기 돈처럼 쓰면서 수년간 2억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검찰 소속 공무원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7단독(부장판사 이현주)은 업무상 배임 및 공문서위조 등 7개 혐의로 기소된 A씨(40)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약 5년 동안 정부 구매 카드를 사용해 2억664만여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공무원으로 직장에서 물품 구매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정부 구매 카드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개인 물품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전기압력밥솥부터 유명 브랜드의 티셔츠와 운동화, 면도기, 온수 매트 등을 비롯해 300만원 상당의 10돈(37.5g)짜리 골드바, 상품권 등도 결제했다.

이후 청내 소모품을 산 것처럼 꾸며 공문서를 위조한 것이다. 그는 정부 구매 카드 결제일과 같은 날짜에 개인카드로 청내 소모품을 주문한 후 컴퓨터 프로그램 ‘그림판’을 사용해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개인 용도로 주유 상품권을 산 뒤 정부 구매카드 매출 전표의 ‘물품’과 ‘구입처’ 부분을 ‘포토 인화 용지, 주식회사 B’로 변경한 뒤 출력해 마치 실제 청사 내 소모품을 산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었다.

A씨는 해당 방법으로 총 1240회에 걸쳐 범죄를 저질렀다. 또 청내 소모품을 정상적으로 배송받아 검수한 것처럼 허위 검수 조서를 만들어 재무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무원으로서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개인적 이익을 위해 공금을 사용했다”고 지적하며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다량의 공문서와 사문서를 반복적으로 위조 및 행사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피해금 전액을 공탁해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현재 A씨는 이번 사건으로 직위에서 해제됐으며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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