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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는데"…성토장 된 ‘성년의 날 간담회’

입력 : 2021-05-17 18:47:48 수정 : 2021-05-17 20: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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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돈 준다는 공약에 표 안 줘”… 송영길 “가시방석”
“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는데 아냐”
조국사태 등 내로남불 대처 비난
“요즘엔 ‘與지지하냐’가 비하 의미”
세계여행비 공약 등에 “안 속는다”
백신·일자리·주거 문제도 꼬집어
宋대표 “미안하고 안타깝다” 사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운데)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년의날 기념 20대 청년 초청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20대 청년들과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4·7 재보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청년층 구애에 나선 것이다. 20대 참석자들은 민주당에 거침없이 쓴소리를 내놨다. 송영길 대표는 “가시방석”이라며 사과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성년의 날’ 기념 20대 초청 간담회에서 21학번인 김한미루씨는 “각종 비리가 생기면 네 편, 내 편 없이 공정하게 처리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은 다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조국사태’를 비롯한 각종 비리 의혹과 불공정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내로남불식’ 대처 행위를 당 지도부 면전에서 비판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송 대표를 포함해 주최자인 전용기 의원, 고용진 수석대변인, 윤관석 사무총장과 일반 대학생을 포함해 민주당 대학생위원회 소속 대학생 당원 등 20대 청년 8명가량이 참석했다.

그는 특히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지지하느냐고 놀렸는데 요즘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게 더 비하의 이야기”라며 “어떤 분은 대학 안 간 사람 1000만원, 군 제대하면 3000만원을 지급한다고 한다. 청년은 더 이상 이런 공약에 속아서 표를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제안한 ‘대학 미진학자 세계여행비 1000만원’과 이낙연 전 대표의 ‘군 제대자 3000만원 사회출발자금 지급’ 공약을 지적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성년의날 기념 20대 청년 초청간담회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대표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저도 91년생 딸과 95년생 아들이 있다”며 “청년의 정의와 공평은 기성세대의 그것보다 훨씬 엄정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뒷세대가 앞세대를 다양한 형태로 극복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 뒷세대 비판에 기꺼이 길을 열어주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는 성년이 된 참석자들에게 축하인사를 건넨 뒤 “한편으로는 가시방석이고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20대 청년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백신 접종 시기, 방역수칙 보완 문제, 일자리 문제, 군 관련 문제, 주거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가장 힘든 게 군대에 어떻게 갈지의 형태 문제라는 것도 있었다”며 “20대가 원하는 공정은 결과적 공정보단 절차적 공정이라는 이야기가 계속되는 만큼 민주당이 그런 문제를 잘 반영하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대 남녀 간 젠더 갈등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전 의원은 “정책적으로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좀 더 들어보기로 했다”며 “추가로 2030 세대와 얘기할 때 한 주제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성년의날 기념 20대 청년 초청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이날 20대 청년들과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재보선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이 돌아선 것과 관련이 있다. 민주당은 재보선 이후 군 관련 법안을 잇달아 내놓으며 이대남 구애에 나섰다. 군 경력을 공무원 채용 시 인정하는 법안과 공기업·공공기관 승진 평가 때 반영하는 법안 등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대남 민심이반을 단순히 군대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판이라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송 대표가 재보선 이후 청년층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지난 6일 초선 모임 ‘더민초’ 주최 20대 청년 간담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한 참석자는 “군 가산점 제도가 젠더 갈등 이슈에 소모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공정을 민주당이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갈 길이 멀다”고 꼬집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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