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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척 유력인사 없어… 만취 블랙아웃으로 상황 몰라”

입력 : 2021-05-17 20:15:23 수정 : 2021-05-17 20: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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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사망’ 손정민씨 친구, 변호사 통해 첫 입장표명

“고인 추모 고려 의혹 해명 못해
신발은 낡고 토사물 묻어 버려”
16개 의혹 설명 “억측 삼가달라”

손씨 父 “궁금증 근본 해결 안돼”
경찰청장 “모든 가능성 철저수사”
한강경찰대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故 손정민씨 친구 A씨의 스마트폰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와 실종 전 술을 마셨던 친구 A씨 측이 사건 발생 22일 만에 입장을 밝혔다. ‘유력인사 연루설’ 등 A씨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A씨 측은 “고인을 추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그동안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며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의 정병원 변호사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A씨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A씨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도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라고 밝혔다. A씨 주변의 ‘유력인사’가 이번 사건의 진상 조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이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A4용지 17쪽 분량의 입장문에는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한 입장 등이 16가지 항목으로 나뉘어 담겼다. 정 변호사는 당일 새벽 A씨와 부모가 손씨 부모에게 연락하지 않고 한강공원에 손씨를 찾으러 간 것에 대해 “A씨는 오전 4시30분쯤 ‘토끼굴’을 통과해 지나가던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A씨 아버지가 A씨에게 고인이 집에 갔는지 물었으나 ‘잘 모른다’고 하자 고인이 한강공원에서 자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벽에 고인 집에 연락드리기 송구스러워 직접 공원에 가서 확인해 보기로 한 것”이라며 “현장에서 고인을 발견하지 못해 A씨의 어머니가 고인의 어머니에게 전화해 고인의 귀가 여부를 물었다”고 덧붙였다.

A씨가 당시 신었던 신발을 버린 것과 관련해서는 “신발이 낡았고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A씨 어머니가 실종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뒀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렸다”며 “당시 A씨의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씨와 A씨가 친분이 없었다는 의혹에는 “A씨와 고인은 같이 어울리던 대학교 친구들과 함께 수차례 국내 여행은 물론 해외여행도 함께 갔을 정도이며, 언제든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그동안 A씨 측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에 대해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아직은 고인을 추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입장 표명은 경찰 수사종료 이후에 하겠으며, 이런 입장조차도 보도하지 말아줄 것’을 언론에 부탁해 왔다”고 했다. 또 “A씨 및 A씨의 가족은 진실을 숨긴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A씨가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故 손정민씨를 추모하는 꽃과 메모가 놓여있다. 뉴스1

정 변호사는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A씨와 가족들을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부디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시고, A씨와 가족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손씨의 아버지 손현(50)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했던 것과 특별히 다른 것이 없고 경찰 조사와 비슷한 내용으로 말을 맞춘 것 같다”며 “근본적인 궁금증 해결엔 큰 도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창룡 경찰청장도 처음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청장은 ‘(손씨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지적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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