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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 바꿀 게임체인저 찾아라”… OTT업계 ‘쩐의 전쟁’ [뉴스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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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4 10:00:00 수정 : 2021-04-04 10: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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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콘텐츠 확보戰

젊은 세대 콘텐츠 구입 망설임 없어
대박 콘텐츠 하나면 업계 판도 ‘흔들’
넷플릭스 5500억·웨이브 1조원 투자
최근 영화들 극장대신 OTT 택하기도

다양해진 플랫폼 ‘한방’ 더 어렵게해
장르극 등 마니아층 대상 드라마 증가
킹덤 등 영향 해외시장 비중도 늘어
업계선 “차별화된 콘텐츠만이 살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 경쟁적으로 콘텐츠 투자를 늘리고 나서면서 대박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tvN 방송 예정인 드라마 ‘지리산’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지옥’, ‘오징어 게임’ 등을 기대작으로 꼽는다. 시리즈물 대신 ‘서복’과 ‘낙원의 밤’ 등 영화가 OTT 판도 변화의 역할을 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에이스토리, 넷플릭스, 티빙 제공

‘제 2의 모래시계를 찾아라’, ‘제2의 슈퍼스타K를 찾아라’, ‘제2의 미스트롯을 찾아라’…

방송가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 특명이 떨어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리지널 시리즈 등 콘텐츠 투자에 시큰둥했던 업계는 최근 들어 경쟁하듯 투자액을 늘리고 나섰다. 투자 금액 발표는 경매를 방불케 할 정도다. 넷플릭스가 지난 2월 “올해 5500억원”을 내밀자, KT가 “한편당 500억원”이라며 이를 받았고, 여기에 웨이브가 “(2025년까지) 총 1조원”이라며 통크게 지르고 나왔다.

거액의 금액을 투자하면서 노리는 것은 결국 ‘킬러 콘텐츠’,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의 등장이다.

◆오리지널 시리즈? 영화? 대박 주인공은…

대박 드라마로 따지면 오래전 드라마인 ‘첫사랑’, ‘사랑이 뭐길래’, ‘허준’, ‘대장금’부터, 최근 ‘미스터선샤인’, ‘펜트하우스’ 등이 있다. 그러나 모래시계와 미스트롯 등은 타방송사와 경쟁에 치이던 신생 방송사 SBS와 TV조선를 살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미 안정 궤도에 들어선 방송사를 통한, 소위 ‘방송사 편성빨’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콘텐츠 하나만으로 승부해 성공한 케이스인 것이다.

신생 OTT가 이런 콘텐츠를 만나면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고, 기존 방송사의 경우에는 요즘같은 격변의 시기에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콘텐츠 구입을 위해 지갑을 여는 데에 인색하지 않다. 집에서 통신사의 인터넷(IP) TV를 보면서 2개 이상의 OTT 회원권까지 가진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OTT 입장에서 ‘대박’ 콘텐츠가 더욱 필요한 이유다.

기대작을 가늠할 때 기본으로 보는 것이 작가와 연출자, 배우 등 ‘3요소’다. 여기에 신드롬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대상까지 반영돼야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광주 민주화 운동 자료 화면을 드라마에 활용한 ‘모래시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오디션 ‘슈퍼스타K’ 등 ‘대박작’은 기존에는 다루지 못했던 것을 다뤘고, 당대 사회 정서의 변화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요소들을 감안했을 때 업계에서 꼽는 기대작으로는 tvN에서 방송 예정인 드라마 ‘지리산’ 등이 있다. 김은희 작가라는 흥행 보증수표가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을 연출한 이응복 PD을 만난 데다가, 전지현과 주지훈 등 1000만 관객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에서 올해 공개되는 이정재, 박해수의 ‘오징어 게임’, 유아인, 박정민이 출연하는 ‘지옥’도 기대작으로 거론된다.

썰렁해진 극장가 대신 ‘비싼 몸값’을 받고 OTT로 옮겨온 영화들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공유와 박보검이 출연하는 160억원의 대작 ‘서복’과 수많은 패러디를 낳은 영화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도 그 중 하나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플랫폼 다양화에 따라 ‘한방’은 더 어려워져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콘텐츠 공급도 늘어나면서 예전같은 ‘한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시청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장르극 등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가 증가해 ‘국민 드라마’가 나오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채널이 많지 않던 시기에 시청자는 방송국이 틀어주는 것을 수동적으로 보는 게 익숙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OTT와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기에 시청자의 취향은 세분화 됐고, VOD가 활성화되면서 본방이라는 개념이 없어졌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다 흡수하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방송 관계자는 카운터펀치 한 방이 아니라 잽 여러번으로 ‘가랑비에 옷 젖 듯’ 시청자를 유인하는 전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모래시계같은 방송사 ‘개국공신’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제는 콘텐츠 타깃에 따라 어울리는 플랫폼을 잘 선택해 ‘중박’ 정도만 해도 성공했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 ‘신드롬’을 노리기 보다는 해외 시장 성공에 비중을 두는 경우도 많아졌다. 공상과학(SF), 타임 슬립 등 국내보다 해외에서 선호하는 장르와 소재가 늘어난 것도 이를 보여준다.

tvN 방송 예정인 드라마 ‘지리산’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최근 2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JTBC ‘시지프스’ 등의 기대작도 생각보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고퀄리티의 작품이 나와도 이제는 ‘국민작품’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기 보다는 ‘킹덤’처럼 해외에서 성공하는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돈이 많이 들든, 적게 들든, 좋은 콘텐츠는 ‘낭중지추’라는 목소리도 높다. 정 평론가는 “현재 대박작이 없는 것은 콘텐츠가 많지만 차별화된 콘텐츠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독보적인 것은 언제나 눈에 띈다. 방송이든 OTT든 플랫폼과 관계없이 콘텐츠가 뛰어나다면 ‘대박’은 언제든 뚫고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OTT업계·제작사, 콘텐츠 계약 ‘동상이몽’

 

올해 애플TV 플러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진출이 현실화하면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 전쟁의 수혜는 오롯이 시청자와 기획·제작사가 누릴 전망이다. 제작사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며 급격히 늘어난 투자금에 미소를 띄고 있다.

 

수천억원의 돈을 쏟아붓는 OTT가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은 IP(지적재산권) 등 콘텐츠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진 오리지널 콘텐츠다. 총 제작 비용에 제작사의 이윤까지 얹어서 콘텐츠의 모든 권한을 한번에 사들이면, ‘독점 공개’을 통해 유료 회원을 확보하고 콘텐츠 성공시 추가 수입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작사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OTT 시장이 팽창하기 전에는 방송사만 바라보던 제작사들이지만, 이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이 방송가를 주름잡던 시절에는 실제작비 60∼70% 수준만 받고 나머지는 PPL과 해외 판매를 통해 제작비를 보충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후 케이블 방송이 늘면서 제작비 100%에 5∼15% 수준의 기업 이윤 보장을 하는 방송사가 생겼다. 제작사들이 CJ ENM과 JTBC에 먼저 작품을 들고간 이유였다.

 

최근 OTT가 오리지널 콘텐츠로 사들일 때 방식도 이런 ‘기업 이윤 보장’이다. 그러나 모든 권리를 다 팔 경우, 콘텐츠가 ‘평타’를 치면 아쉬울 것이 없지만, ‘킹덤’이나 ‘스위트홈’처럼 해외나 국내에서 흥행을 하게 되면 추가 수익이 생각나게 돼있다.

 

최근 제작사들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방송과 온라인 유통권, 해외 판매 등을 분리해서 파는, 일명 ‘스튜디오형 모델’을 선호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기획·제작사에서 IP를 갖기 때문에 흥행시 추가 수익을 제작사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제작비 320억원이 든 대작 ‘지리산’이 있다. 지리산은 tvN과 중국계 OTT 아이치이에 판매되며 제작비 회수를 웃도는 500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받았다.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대형 기획·제작사 뿐 아니라 중소형 제작사들도 올해 라인업 중 1∼2개를 이런 스튜디오형 모델로 남겨두고 있다”며 “특히 해외에서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굳이 IP를 다 넘기며 OTT의 오리지널로 갈 이유가 없게 돼 제작사 협상력이 그만큼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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