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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에너지빈곤층 ‘여름 나기’ 돕는다

입력 : 2017-06-25 23:53:20 수정 : 2017-06-25 23: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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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가구에 폭염대비 물품 지원 / 저소득층 9.5% 냉난방기 부족 / 미니 냉장고·선풍기 등 보급 / 태양광 발전기 3000여개 기부 / 전기료 1㎡당 195원 절감 기대 서울의 폭염주의보가 8일째 이어지던 지난 22일. 승모(58)씨는 새벽 일을 마치고 용산구 동자동의 쪽방에 들어서자마자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셨다. 물은 약간 시원한 정도였다. 승씨는 “냉장고가 오래돼 냉동은커녕 냉장 기능도 시원치 않다”며 “얼음을 얼릴 수 있는 새 냉장고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쪽방에서 10년 넘게 살아온 승씨는 “뭐라도 껴입으면서 견디는 겨울보다 벗어도 더운 여름이 더 힘들다”며 일찍 찾아온 폭염에 걱정을 쏟아냈다.

때 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더위에 취약한 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의 여름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승씨를 비롯한 에너지빈곤층의 건강한 여름 나기를 위해 시민·기업과 함께 1만여 가구에 미니 냉장고·선풍기·쿨매트 등 폭염 대비 물품을 지원한다고 25일 밝혔다. 소득의 10% 이상을 냉·난방비로 지출하는 에너지빈곤층의 전기료 비용 부담을 줄이는 미니태양광 3000여개도 설치한다.

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서울시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4671가구 중 9.5%가 냉·난방설비 부족으로 더위와 추위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풍기와 냉장고 등 냉방기구가 전혀 없는 가구도 3.4%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조사 대상의 78%가 60대 이상의 노인, 66%가 1인 가구였다”며 “혼자 사는 노인 가구 중심으로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일사병과 열사병 등 온열질환을 겪은 2125명 중 60세 이상 노인 온열질환자의 비중은 37%에 달했다.

이번 물품 지원 비용은 시민과 기업이 모금한 2억5000여만원의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으로 충당한다. 2015년 서울시와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가 함께 만든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은 시민이 아낀 에너지비용으로 에너지빈곤층의 복지를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기금이다. 시는 에너지 비용이 적게 드는 선풍기와 쿨매트, 방충망 등의 물품을 7월 초까지 1만여 가구에 전달한다. 선풍기조차 없는 가구는 에너지복지사가 찾아가 선풍기를 전달하고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그밖에 신일산업·비카산업·한화생활건강·대웅FNT·서울에너지공사 등의 기업들이 함께 참여해 선풍기·방충망·쿨매트·기능성 여름의류 등을 기부한다.

에너지빈곤층의 근본적인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주거에너지 효율화에 나선다. 가정에 미니태양광과 발광다이오드(LED) 전등 설치, 단열 시공 등을 지원해 에너지 비용을 낮춘다. 광전ENG협동조합·해드림협동조합·경동솔라에너지·녹색드림협동조합·현대SWD산업 등 5개 회사는 5억원 상당의 미니태양광 발전기 3000여개를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에 기부한다. 시는 미니태양광 발전기 설치로 월평균 전기요금 단가가 1㎡당 195원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10평 아파트 기준으로 약 7000원의 전기요금을 아끼게 된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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