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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소유→대여…'사용가치' 중시하는 소비자 늘어난다

입력 : 2017-07-24 05:00:00 수정 : 2017-07-22 17: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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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렌탈(rental)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든 이왕이면 소유하기를 원하던 소비자들이 제품의 종류와 필요에 따라 빌려 쓰는 것도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입니다.
흔히 렌탈 서비스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정수기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최근에는 렌탈이 가능한 제품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매트리스와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등과 같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제품에서부터 TV나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 그리고 안마의자나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렌탈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 무궁무진합니다.
아무래도 과거에 비해 합리적으로 변한 소비태도가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과 함께 값비싼 제품의 경우 일단 경험 차원에서 사용한 뒤 구매를 결정하려고 하는 경향도 엿볼 수 있습니다. 렌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인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한국인의 소비 트렌드가 소유에서 대여로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 79.6%는 기회가 된다면 원하는 제품을 렌탈 서비스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간 사용할 것이라면 그냥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69.5%에 달했다.

2명 중 1명이 렌탈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었으며, 가족이 많을수록 빈도가 높은 편이었다.

렌탈 시장의 성장 이유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이른바 '알뜰족' 증가를 첫 손에 꼽을 수 있었다.

코웨이 '매트리스 맞춤 케어 서비스'는 올해 1분기 기준 33만 계정을 돌파했다. 사진=코웨이 제공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렌탈 서비스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렌탈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선 소비자 10명 중 8명(79.5%)은 굳이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더라도, 기능이 좋다면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제품이 좋기만 하다면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는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것으로, 남성(74.6%)보다는 여성(84.4%), 그리고 고연령층의 이런 시각이 보다 뚜렷했다.

무엇보다도 렌탈 서비스로 인해 고가의 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것에 만족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모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72.1%가 요즘에는 과거에는 비싸서 엄두를 못 냈던 제품들을 렌탈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고 응답했으며, 고가의 제품도 렌탈 서비스로 직접 이용해볼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든다는 소비자도 10명 중 7명(70.7%)에 달했다.

아울러 직접 구매하기 힘든 고가의 신상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매우 매력적이라는 평가(77%)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명 중 1명(53.1%)은 신제품이 바로 바로 나오는 제품은 굳이 구매할 필요 없이 렌탈 서비스로 이용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79.6% "기회되면 원하는 제품 렌탈 서비스로 이용할 의향 있다"

향후 렌탈 상품의 이용의향도 매우 높게 평가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79.6%가 기회가 된다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렌탈 서비스로 이용해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여성(82.8%)과 30대(82.4%) 및 50대(82.4%), 그리고 유자녀 기혼자(83.3%)의 이용의향이 특히 높은 편이었다.

예전에는 렌탈 서비스가 특정 상품에 한정됐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다양한 품목으로 영역이 넓혀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소유 보다는 사용 가치가 더 중시될 것이라는 인식(75.8%)이 매우 크다는 점도 향후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전체 응답자의 85%는 앞으로도 렌탈 상품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렌탈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있어 우선순위는 렌탈 보다는 여전히 구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사용할 계획이라면, 렌탈로 이용하는 것보다는 그냥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데 소비자 10명 중 7명(69.5%)이 공감한 것이다.

한샘의 부엌 가구 후드케어 서비스. 사진=한샘 제공
반면 이제는 웬만하면 구매하는 것보다는 렌탈로 이용하는 것이 더 낫다(23.3%)거나, 렌탈로 해도 되는 것을 굳이 구매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26.4%)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직까지는 소유에 대한 욕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훨씬 뚜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결국은 비싸다는 인식도 강한 편이었다. 절반 이상(56.8%)이 렌탈 서비스가 구매에 비해 비싸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렌탈 서비스는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또한 렌탈 서비스가 카드 할부 개념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거나(68.1%), 자칫 소비자들의 충동구매를 조장할 수 있다(54.2%)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다만 렌탈로 이용하는 제품에 특별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렌탈로 이용하는 제품이 구매해서 이용하는 제품보다 왠지 하자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은 18.8%에 불과했으며,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구매하는 것에 비해 사회적 수준이 낮아 보인다는 평가는 단 7.7%에 그친 것이다.

◆렌탈 시장 성장 주된 이유, 합리적인 소비 추구 가장 많이 꼽아

최근 국내 렌탈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와 관련해서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48.9%·중복응답)한 것에 주목하는 이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말 내게 필요한 제품인지 여부를 꼼꼼히 따지면서 소비하는 습관이 렌탈 시장의 활성화에 많은 영향을 줬다는 것으로, 특히 여성(52.2%)과 50대(57.2%)의 이런 시각이 두드러졌다. 또한 1~2인 가구가 증가하고(42.4%), 전자제품의 출시 주기가 짧아진데다가(41.2%), 렌탈료가 저렴한 ‘착한 렌탈’이 등장했다(40.3%)는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롯데하이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소비자가 홈케어 서비스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이와 함께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39.2%), 직접 경험을 해보고 구입을 결정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37.9%)도 렌탈 서비스 시장을 성장시킨 이유로 바라보는 소비자들이 많아, 최근 소비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변화들이 렌탈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남성은 저렴한 렌탈 제품이 많아진 것에, 여성은 전자제품의 출시주기가 짧아지고, 직접 경험해보려는 태도가 강해진 것에 많이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어려워진 가계경제(35.6%)로 인해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소비자 2명 중 1명, 렌탈 서비스 이용 경험 있어

실제 소비자 2명 중 1명(48.4%)이 렌탈 서비스를 이용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만큼, 렌탈 서비스는 이미 일상생활에 많이 침투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연령이 높고, 가족 구성원이 많을수록 렌탈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또한 미혼자 보다는 기혼자의 렌탈 서비스 이용경험이 많은 것도 특징이었다.

렌탈 서비스 이용자들은 계약 종료 시 제품을 반납하는 반환형 렌탈(39.7%·중복응답) 보다는 계약 종료 후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소유형 렌탈(71.1%)을 더 많이 경험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소유형 렌탈은 중장년층이, 반환형 렌탈은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 제품 구매에 앞서서 렌탈 서비스를 먼저 고려하게 되는 품목으로는 정수기·냉온수기(47.8%·중복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한 자동차(26.7%)와 공기청정기(25.5%), 안마의자(25.1%), 비데(23.3%)도 렌탈 서비스를 고려도가 높은 제품들이었다. 렌탈로 이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느끼는 품목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수기·냉온수기(53.5%·중복응답)의 렌탈 서비스 이용이 가장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비데(28.1%) △공기청정기(23.1%) △자동차(18.3%) △안마의자(18.2%) 등도 렌탈 서비스가 필수적인 제품들도 여겨지고 있었다.

렌탈 서비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소비자의 제품 구입 성향도 조금은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우선적으로 새 제품 구입을 선호했지만, 중고(리퍼) 제품 또는 렌탈 제품을 살펴보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다.

코웨이 제품 관리 전문가 코디가 고객에게 '코디 온 서비스'를 통해 점검내역을 이미지로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코웨이 제공
이왕 살 것이라면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80.6%, 중복응답)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은 가운데,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중고나 리퍼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거나(68.3%), 굳이 구매하기보다는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바라보는(35.9%) 소비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새 제품의 구매는 20~30대에서 뚜렷한 반면, 중고제품은 40대(75.2%), 렌탈 서비스는 50대(45.6%)에서 선호도가 좀더 높은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이왕 사는 것이라면 새 것을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제품으로는 화장품(83.7%·중복응답)을 단연 가장 많이 꼽았다. 매일마다 사용하는데다, 피부와 직접 접촉하는 상품이니만큼 새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에 비해 중고 제품으로 사도 괜찮다고 생각되는 대표적인 제품은 자동차(47.6%·중복응답)로, 연령에 관계 없이 중고 자동차의 구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자동차와 함께 △자전거(38.2%) △유아용 도서(37.8%) △유아용 장난감(30.3%) △책상(29.6%) 등이 중고로 구입해도 괜찮은 제품으로 꼽혔다.

반면 렌탈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정수기·냉온수기(55.4%·중복응답)를 렌탈 서비스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제품으로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공기청정기(37.9%) △안마의자(34%) △자동차(33.7%) △비데(30.1%) △운동기구(26.7%) △유아용 장난감(25.9%) 등이 렌탈을 해도 괜찮은 제품이라는 평가가 많은 편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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