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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대화 변수된 北해킹… 독자제재 고민한 韓 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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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김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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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 소행 확인 땐 대화” 밝혀
협상 가능성 확보 의도 해석 나와

외교부, 대북 제재 강화 움직임 속
대화 재개 때 관여 공간 확보 고려

8조원대 규모의 가상자산 탈취 사건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면서 북한의 사이버 범죄가 북·미 대화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북한을 사건 배후로 지목한 것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복안이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북 사이버 독자제재를 검토했던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 공조와 북·미 접촉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FP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낸스 가상자산 탈취 사건과 관련해 “알아보고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며 “북한 소행으로 확인되면 북한과 직접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FBI가 바이낸스에서 60억달러가 넘는 가상자산이 탈취된 사건의 배후로 북한 해킹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한 것과 온도 차를 보인 것이다. 미국 수사당국의 지목에도 자체적인 판단을 유보하고,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되더라도 대화 가능성을 닫기보다는 직접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해킹 사건이 이번달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전후로 거론되는 북·미 정상 간 접촉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의 사이버 범죄가 북·미 협상에서 새로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주목된다. 북한의 가상자산 탈취와 불법자금 조달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 금융·가상자산 생태계 전반에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미국이 대북 협상에서 별도의 의제로 다룰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FBI의 발표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간 담판을 중시하는 특유의 하향식 외교를 통해 대북 접촉에 속도를 내려는 것일 수 있다”며 “북한의 사이버 범죄에 대한 대응과 정상 간 친분을 활용한 대화를 병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대북 사이버 독자제재를 검토해 온 정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북한의 해킹과 가상자산 탈취가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로 활용되는 만큼 제재와 국제 공조를 이어가야 하지만,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도 고려해야 해서다. 정부는 북한의 해킹과 가상자산 탈취, 해외 정보기술(IT) 인력 활동 등에 대응하기 위한 독자제재를 검토해 왔다. 한·미·일 사이버 위협 대응 실무그룹을 통한 공조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도 세 장관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한국의 관여 공간을 확보하고 대화 동력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은 변수다. 대북 압박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화 국면에도 대비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FBI가 바이낸스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데 대해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주요 자금원일 뿐 아니라,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하여 대응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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