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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라인’ 3인방,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가? 대표팀 은퇴로 원하는 바를 흥정했다면 큰 오산이다…‘태극마크’는 결코 흥정,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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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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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지난 6일 9~10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경기였던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가장 뉴스 가치가 높았던 것은 단연 ‘캡틴’ 손흥민의 역대 한국인 A매치 신기록일 것이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 6분 수비벽 아래로 깔아차는 프리킥으로 상대 골망을 가르며 A매치 통산 59호골을 넣었다.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전에서 나온 58호골이 손흥민 스스로가 “내 발에 닿는 느낌이 없었다. 내 골이 아니다”라고 솔직 고백했음에도 어쨌든 손흥민 골이 됐고, 우즈베키스탄전 골이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축포가 됐다.

김민재. 뉴시스
김민재. 뉴시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뒤 축구 뉴스는 황인범-김민재-황희찬, 이른바 ‘96 라인’이라 불리는 1996년생 동갑내기 3인방의 국가대표 은퇴 소통으로 뒤덮였다. 황인범은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고, 이후 김민재, 황희찬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와 부둥켜 안고 기념사진을 찍고 어깨동무를 했다. 이러한 이례적인 행동 이후 한 매체를 통해 이들 세 명이 일부 동료에게 국가대표를 동반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단독 보도가 나왔다. 그리고 라커룸에서 자정이 넘어서까지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과 면담을 이어갔다.

 

대표팀 은퇴설에 대해 묻자 황인범은 “아니요. 아니요”라고 짧게 답해 은퇴설은 우선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현 위원장은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며 “오늘 대화를 하면서 그동안 본인들이 힘들었던 것들을 많이 얘기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황인범이 돌파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황인범이 돌파하고 있다. 뉴스1

96라인 중 김민재와 황희찬은 지난 2일 베네수엘라전을 마치고도 돌발행동에 가까운 언행을 보였다. 후반전에 교체된 김민재는 카메라가 찍는 것을 알면서고 축구화를 집어던졌고,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도 “수비수들이 불쌍하다. 특정 개인이 빛나기보다는 팀이 하나가 돼 뛰어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선 모든 선수가 머리를 처박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워딩 자체는 시원하지만, 굳이 카메라에 대고 할 얘기인가 싶다. 

 

황인범도 묘한 뉘앙스를 흘렸다. “몸도 마음도 힘들다. 도와줄 분이 안 계신다. 회장님도 안 계시고, 감독님도 임시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 갑작스레 대한축구협회장 공석과 모레노 감독의 신분이 ‘임시’라는 얘기까지 꺼냈다.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황희찬이 태클을 피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황희찬이 태클을 피하고 있다. 뉴스1

이쯤이면 ‘96라인’ 3인방에게 묻고 싶다. 관계자니 소식통이니 확인되지 않는 이들의 전언 따위로 애매하게 변죽만 울리지 말고 진짜 원하는 게 뭐냐고. 임시가 아닌 정식 감독 체제? 아니면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지는 손흥민을 위시로 한 고참 라인과의 불화설, 이와 관련해 9년째 이어지는 손흥민 주장 체제의 변화, 아니면 손흥민의 대표팀 배제? 대체 원하는 게 무엇인가.

사진=뉴스1
사진=뉴스1

다만 원하는 것 무엇이든, 96라인 당신들이 틀렸다.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가슴팍에 다는 태극마크는 결코 흥정이나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현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어떤 얘기를 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이러저러하게 해주시면 대표팀 계속 하겠습니다. 안 해주시면 은퇴할게요” 이런 류의 대화를 나눴다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그 자체로 신성하고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런 흥정으로 하고 말고를 정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혹자는 “그래도 대표팀 내에서는 대체불가 자원인데, 국가대표 은퇴는 안 된다”라고도 한다. 솔직해 져보자. 이들이 다 뛴 2026 북중미 월드컵의 결과는?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은퇴 소동으로 대표팀을 흔들고, 대표팀 내부에서 다뤄져야 할 얘기로 모든 축구판을 뒤엎게 만드는 이들이 흥정으로 대표팀을 계속 하게 둬야 하는 것인가. 차라리 은퇴하게 냅두고 진짜 국가대표로서 열심히 뛰고 싶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아울러 이런 변화를 진짜 원했다면 내부적으로 은밀하게 해결했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대놓고 정확하게 얘기를 하던가. 이렇게 애매하게 변죽을 울리며 연기만 피우는 게 최악이다. 이 때문에 축구 팬들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로 92라인과 96라인 지지파로 패가 갈려 싸우지 않나. 축구 팬들이 진짜 원하는 건 대표팀 내 불화설이니 그런 자극적인 이슈가 아니다. 그냥 축구를 열심히, 잘 하는 것을 보며 기뻐하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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